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16 06:40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 당뇨환아 둔 부모들 비침습적 방법에 기대 커

젖꼭지형태의 유아당뇨환자를 위한 혈당측정기(사진: Analytical Chemistry)
젖꼭지형태의 유아당뇨환자를 위한 혈당측정기(사진: Analytical Chemistry)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타액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디바이스가 개발됐다. 침을 찔러 혈액을 채취하는 기존의 방식으로 힘들어하는 1형 당뇨병 유아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의료전문지인 헬스데이는 캘리포니아대학(UCSD) 쥴리앙 셈피오나토 박사팀이 타액에 있는 포도당 농도를 혈당으로 계산하는 기기를 개발해 미국 화학회(ACS)학술지 ‘Analytical Chemistr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 혈당측정기는 모양이 고무젖꼭지처럼 생겼다. 젖꼭지에는 미세한 관이 있어 타액이 이곳으로 흘러 들어가면 안에 내장된 전극스트립이 침의 포도당을 측정해 혈당 수치로 환산하는 구조다. 계산된 혈당 수치는 무선으로 휴대폰 등 수신기로 전송된다.

이 기기는 흡입된 타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설계돼 유아가 계속해서 젖꼭지를 물고 있어도 계속 타액의 당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용 대상은 물론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유아들이다. 1형당뇨병은 2형인 성인당뇨병과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췌장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에서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주입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과정이 혈당 측정이다.

문제는 혈당치를 알기 위해선 피부에 침을 찔러 피를 채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혈당측정이 아기는 물론 부모들에게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 측정기가 상용화되면 부모는 아기에게 젖꼭지를 물리는 것만으로 혈당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고비가 있다. 하나는 디바이스가 매우 작은 부품들로 조합돼 일부가 떨어져 나올 경우 유아가 삼킬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입안에 우유 같은 음식찌꺼기가 남아 있을 때 혈당측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어린이당뇨병연구재단(JDRF)은 이 신기술에 대해 ‘매우 혁신적’이라면서도 아직은 혈액을 이용한 혈당 측정방법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뇨를 앓고 있는 유아의 부모들에겐 이 기기에 대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아무리 작은 바늘이나 디바이스조차 신생아에게는 두려움과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다"며 ”고무 젖꼭지와 같은 비침습적 측정법의 장점을 살려 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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