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1.18 16:27

"시장 지원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에 대해 자금 직접 공급"

DIP금융 등 회생기업 지원 구조 (자료=금융위원회)
DIP금융 등 회생기업 지원 구조 (자료=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8일 “DIP금융에 대해 여러 기관이 힘을 모은 것은 향후 기업 정상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시장중심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DIP금융은 통상 회생절차 기업에 대해 운전자금 등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에서 시장중심의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기업가·투자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지난 7월 26일 열린 ‘기업구조혁신방향 토론회’에서 논의된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회생기업의 재기를 위한 DIP금융 등 종합적인 금융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 8월에 출범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11월 현재 약 1조원이 조성됐다”며 “구조조정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통해 자동차 부품업체 등 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긴요한 분야에 약 500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회생법원은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통해 회생 개시결정 전부터 채권자들과 기업이 자율적으로 협의토록 해 기업이 조속히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유암코도 기존 부실채권 매입·정리 사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법원 회생절차 진행으로 일감 확보가 어려운 조선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을 직접 인수(M&A)하거나 DIP금융을 공급하는 등 기업 구조조정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적극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캠코는 회생기업에 대한 DIP금융과 함께 경영정상화 PEF에도 투자자로 참여해 구조조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은행은 회생 기업의 M&A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기업의 요청이 있는 경우 관련 채권 매각을 보류하는 등 법원과 상호협업을 통해 상생의 길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DIP금융 지원 전문회사 출범식 및 MOU 체결 행사도 진행됐다.

은 위원장은 출범식에서 “기업이 예기치 못한 외부환경 변화 등으로 ‘일시적’ 위기에 직면해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시장에서 부실기업으로 알려지게 되는 경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생기업의 재기에 있어 필수적인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DIP금융에 대해 여러 기관이 힘을 모은 것은 향후 기업 정상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올해 8월 글로벌 경제회복지수는 지난 2016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경제회복세 둔화에 따른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시장중심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늘 출범한 DIP금융 지원 전문회사는 규모가 작아 시장에서 자발적인 지원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에 대해 자금을 직접 공급하도록 해 나갈 것”이라며 “규모가 큰 기업에 대해서는 민간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DIP금융 전용펀드’를 조속히 조성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선별하여 적시에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기업구조혁신펀드는 현행 1조원에서 내년 2조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에서 정부예산도 지원될 수 있도록 심의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적절한 투자처 탐색에 장기간이 소요(4~5년)되는 펀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선제적으로 충분하게 지원여력을 확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에 대비하고 소중한 인명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소방 인프라를 미리 갖춰 놓는 것처럼 구조조정 시장에 적기에 투입될 수 있는 구원 투수를 사전에 충분히 확보해 두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제조업 등 우리 주력산업의 체질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민간 시장이 경쟁력을 지닌 기업을 선별하고 집중해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조타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은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제도 점검 TF에서는 지난 5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해외의 자본시장 중심 구조조정 제도와 사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며 “시장과 기업에서 원하는 바를 잘 수렴해 기업구조조정 제도 전반에 대한 의미있는 개선방안을 도출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어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은 사전 예방적 구조조정으로 은행 중심의 사후적 구조조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제도”라며 “앞으로 기업, 투자자, 정책금융기관 등 모든 이해관계자간 적극적인 협업과 경쟁으로 구조조정 시장이 모든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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