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18 18:54

고대의대 안암병원 전상호 교수 "다른 약물부작용 환자에게도 적응증 확대 가능"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가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으면 반드시 따라붙은 부작용이 구강건조증이다. 국내 의료진이 이들 환자의 입마름증을 줄여주는 치료법을 제시해 환자들의 불편함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전상호 교수(구강악안면외과·사진)팀은 방사성요오드치료 후유증으로 구강건조증이 발생한 환자에게 ‘타액관세척술(타액선 도관세정술)’을 시행한 결과, 입마름 증상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18일 밝혔다.

전 교수팀은 99명의 구강건조증 환자 중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은 환자(4명)를 분류해 이들에게 타액관세척술을 1회 시행한 뒤 전후 증상을 비교했다. 그 결과, VAS점수(불편감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초기 9점(입마름 최고 10점)에서 절반 수준인 4.5로 크게 준 것을 확인했다.

타액관세척술은 2017년 의료신기술로 인정된 시술법이지만 타액 분비가 극도로 악화되는 갑상선 치료환자에겐 사용되지 않고 있었다. 다만 구강점막에 윤활제를 사용하거나 타액성분 대체제, 타액선 자극제 등 약물로 치료했지만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타액관세척술은 이하선과 악하선으로 이어지는 타액관에 내시경 등 다양한 기구를 집어넣어 통로를 확보하고, 카테타캐뉼러를 통해 생리식염수로 씻어내는 시술이다. 이렇게 하면 타액선에 발생한 염증이 치료되면서 통로가 확보돼 타액이 나온다는 원리다. 특히 이 방법은 의사가 내시경을 보며 환자와 얘기를 나눌 수 있고, 타액분비 상태를 정량화해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 교수팀은 이 방식을 약물부작용으로 구강건조증이 발생한 다른 환자에게도 적응증을 넓힐 계획이다. 전 교수는 “이 치료법은 타액관에서 발생한 문제를 근본적이며 직접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며 “갑상선기능항진증 뿐 아니라 다른 구강건조증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내용은 대한악안면성형재건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내년 1월 두바이에서 개최되는 국제 타액선내시경술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