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11.19 10:34

'5G 가상 세계' 사업 본격화…페이스북·카카오·넥슨과 협업

SK텔레콤의 5G VR 핵심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 (사진=박준영 기자)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SK텔레콤이 삶의 범위를 가상 공간으로 확장하는 '5G 가상 세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가상현실(VR) 생태계 확대를 위해 페이스북, 카카오, 넥슨 등 글로벌 ICT·콘텐츠 기업과도 손잡았다.

SK텔레콤은 19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 VR 시대의 핵심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를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다수의 VR 이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 세계에서 커뮤니티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서비스다.

VR 기기는 전 세계에 올해만 약 800만대 이상, 2023년까지 누적 약 1억만대 보급될 전망이다.

VR 기기 대중화와 함께 가상 세계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는 5G 시대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VR 대중화에 앞서 버추얼 소셜 월드를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국내외로 사업 영토를 넓힌다. 

아울러 세계 대표 VR 기기 '오큘러스' 공식 출시, 카카오 VX와 협력, 넥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VR 게임, VR 기기·콘텐츠를 올인원으로 묶은 '오큘러스Go VR팩' 출시 등으로 5G 서비스 대공세에 나선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자사 VR 서비스 이용자를 올해 월 10만명에서 내년 월 100만명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세계 1위 5G 역량과 서비스·축적 기술 등을 이용해 사용자가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새로운 VR 세계를 열고자 한다"라며 "VR 사업은 SK텔레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경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이 '버추얼 소셜 월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이 '버추얼 소셜 월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5년간 '버추얼 소셜 월드' 개발 진행…내년 다국어 지원 및 클라우드 서버 확대

버추얼 소셜 월드는 오큘러스나 기어 VR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오큘러스 스토어 내 '점프 VR' 앱을 통해 19일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가상 인물(아바타), 가상 공간, 활동이 결합된 초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한다. 이용자는 버추얼 소셜 월드에서 분신 역할을 하는 아바타의 머리 스타일, 눈코입, 복장 등을 꾸미고, 개인 공간인 마이룸에서 VR 영화를 보거나 동물을 키울 수 있다.

다른 이용자와는 마이룸 외 7개 테마의 가상 공간에서 만난다. 테마룸에 모여 음성 · 문자 채팅으로 관심사를 나누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친구를 맺고, 미니 게임을 함께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가능하다.

'클럽룸'에서 DJ가 되어 다른 이용자와 신나게 음악·춤을 즐기거나 '카페룸'에서 가상의 커피를 앞에 두고 소개팅을 할 수도 있다. '공연장'에서 팬미팅을, '사무실'에서 원격 회의를 진행한다. 가상 세계에서 일어난 활동은 실제 SNS에 공유가 가능하다.

(이미지제공=SK텔레콤)
(이미지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은 이번에 공개한 버추얼 소셜 월드가 시작점이 돼 고객 피드백과 타사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버추얼 소셜 월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SF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이 현실의 모든 활동을 가상 세계로 확장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아바타의 활동과 가상 공간, 서비스를 무한히 확장해 나가는 개방형 버추얼 소셜 월드를 구성했다.

가상 공간이 경복궁, 마추픽추와 같은 주요 관광지, 쇼핑몰 등으로 확대되고, 아바타의 종류와 활동 폭도 넓어진다. 가상 세계 쇼핑과 같은 사업 모델도 결합한다.

SK텔레콤은 국내·해외 이용자들이 시공간을 넘어 하나의 버추얼 소셜 월드에서 만나도록 내년 상반기에 다국어 지원을 업데이트하고, 글로벌 이용자를 위한 클라우드 서버를 확대한다.

같은 시기에 별도의 VR 기기 없이 스마트폰으로도 버추얼 소셜 월드에 접속이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은 향후 AR 글래스 등 어떤 IT 기기로도 가상 세계에 접속 가능토록 '크로스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버추얼 소셜 월드 기술을 5년 전부터 개발해왔다. 가상 세계를 만드는 저작도구 'T리얼 플랫폼', 아바타를 만들고 조종하는 '아바타 프레임워크', 다수 이용자의 활동을 실시간 동기화하는 '텔레프레즌스', 현실적인 가상세계 구현을 위한 '실감 렌더링 기술' 등이 서비스에 적용됐다. SK텔레콤이 관련 분야에 출원한 국내외 특허만 92건에 달한다.

지난 5년간 SK텔레콤이 진행한 VR 기술. (사진=박준영 기자)

◆SKT, 페이스북과 파트너십 체결…세계 대표 VR 기기 '오큘러스' 19일부터 판매

SK텔레콤은 버추얼 소셜 월드 확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VR 플랫폼 리더인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VR 기기 '오큘러스'를 19일 전격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스마트폰이나 PC가 필요 없는 독립형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오큘러스Go'다. 

그동안 국내 고객은 오큘러스Go를 구매할 때 해외 배송이나 직구를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 모바일 T월드 앱이나 SK텔레콤 T월드 대리점 등을 통해 쉽게 구매하고 국내에서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페이스북은 점프 VR 등 SK텔레콤의 다양한 VR 서비스를 오큘러스 플랫폼과 연동하는 한편 오큘러스에 있는 양질의 VR 콘텐츠 1000여개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오큘러스Go, VR 영어 콘텐츠, VR 게임 아이템(추후 제공) 등을 결합한 '오큘러스Go VR팩'은 22만6800원이며 12개월 분할 납부 기준으로 월 1만8900원이다. 오큘러스Go 개별 구매 가격은 23만8000원이다.

콜란 시웰 페이스북 VR·AR 디바이스 담당 부사장은 "오큘러스는 몰입 경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디바이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VR 경험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오큘러스Go, VR 영어 콘텐츠, VR 게임 아이템(추후 제공) 등을 결합한 '오큘러스Go VR팩'. (사진=박준영 기자)

◆카카오 VX와 협력·넥슨의 VR 게임 론칭…서비스·기술 협력으로 스타트업 지원

SK텔레콤은 대중소 게임 및 콘텐츠 개발사와 협력해 VR 서비스 개발을 확대하고, 한국 VR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도 함께 모색한다.

그 첫 걸음으로 SK텔레콤은 가상체험 서비스 개발사 카카오 VX와 18일 VR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로 양사는 카카오 VX가 개발 중인 카카오프렌즈 IP 활용 VR 게임 '프렌즈 VR 월드'를 연내 공개하고 판매를 SK텔레콤이 담당하기로 했다.

버추얼 소셜 월드에 카카오프렌즈와 연결되는 별도의 공간도 새롭게 마련될 예정이다.

더불어 SK텔레콤은 넥슨의 인기 게임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 캐릭터를 활용한 VR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용자는 테니스, 양궁과 같은 다양한 미니 스포츠 게임을 1인칭 시점에서 즐길 수 있다.

스타트업 '마블러스'와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가상현실 영어학습 서비스 '스피킷'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출시된다. VR 기반 데이트, 입국심사, 비즈니스 미팅 등 100편 이상 콘텐츠와 AI 레벨테스트 기능을 통해 효과적인 개인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

아울러 점프 VR과 아바타, 3D 렌더링 기술을 포함한 저작도구 'T리얼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 개발사, 스타트업과 기술·서비스 협력을 강화한다. 해커톤·공모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VR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은 "전 세계 이용자가 만나는 가상 세계 구축을 위해 국내외 플랫폼·콘텐츠 기업과 편대를 구성해 VR 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있다"며 "가상 세계를 빠르게 확장해 고객에게 5G 시대의 시공간을 초월한 초실감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VX가 개발 중인 카카오프렌즈 IP 활용 VR 게임 '프렌즈 VR 월드'. (사진=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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