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1.19 15:21

김형태 대표 "북유럽 국가처럼 고교만 졸업해도 먹고 살만한 세상 만드는 게 해법"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의 성과와 과제' 국회토론회 개최

19일 열린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의 성과와 과제' 국회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신경민의원을 비롯해 패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설훈·신경민·이상민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공동주최해 19일 열린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의 성과와 과제' 국회토론회에서 설훈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력 및 출신학교 중시 관행은 무분별한 고등교육열의 형성, 학력 간 지나친 임금 격차 유발, 고학력 실업, 학력인플레에 따른 인력수급의 불균형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7년 하반기부터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실시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 보고서에 따르면 블라인드 채용 이후 여성, 비수도권 대학 출신, 지역인재 등의 채용 비율이 이전보다 늘고 명문대 출신의 비율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는 "우리나라 국가권력의 3부로 불리는 입법·사법·행정부 고위 공직자의 절반 정도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출신"이라며 "특정 3개 대학 출신들이 국가 요직의 50~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기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살리는 교육열도 좋다"면서도 "오로지 명문대 가기 위해 사교육에 기대 훈련하듯 선행·반복 학습을 하는 교육열은 좋은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덴마크의 대학진학률은 약 30% 정도"라며 "대학 말고도 고교 졸업생들이 갈 길이 400여 가지가 열려 있다. 대부분 학생이 대학보다 직업학교에서 실속 있게 전문교육을 받아 사회에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에 해결방안에 대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인 '고졸행복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북유럽 국가들처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먹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면 저절로 사교육비와 대학진학률도 낮아지고 대학 서열화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해 특성화고 출신들이 대거 취업하면 외국인 노동자 유입도 줄어들 것"이라며 "고졸 취업자들이 일찍 결혼하면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높아지고 악순환이 선순환으로 전환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전현건기자)
19일 열린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의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토론이 열리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신유형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블라인드 채용 도입 후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신 교수는 블라인드 채용이 전면 실시되기 전에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의 비율은 15.3%였는데, 도입 뒤 10.5%로 낮아진 반면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비율(38.5%→43.2%), 대졸 채용에서 여성의 비율(39.8%→43.1%), 지역인재의 비율(18.5%→21.99%)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라인드 채용의 서류심사 시험, 면접에 걸친 각 전형 단계의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을 사전에 고지함으로써 지원자들에게 입사 준비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채용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관일수록 기관 내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직무기술서를 입사 지원자에게 제공했다"며 "이에 따라 지원자가 직무중심 관점을 형성하게 되고 기관은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기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블라인드 채용 효과에 대해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조직 충성도 증가 및 이직의도 감소 ▲채용비리, 학벌주의 감소 ▲직무 전문성 향상 ▲채용 인력의 다양성 증가 등을 말했다.

블라인드 채용 관련 향후 정책 제안에 대해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기관 내부 구성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실제 회사 내 고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블라인드채용에 대한 불신 혹은 이전에 투명하게 학력·성적을 보고 뽑은 사람보다 일을 못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뽑힌 사람이 일을 못 한다는 것은 편견일 뿐 사실이 아니"라며 상급자 인식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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