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1.20 14:47

"조언조차 축소지향…한국당엔 표 줄 만한 비장미 없어"
박지원 "제발 단식하지 마라. 다음 순서는 사퇴"
이준석 "퇴진론 일축 위한 일종의 꼼수"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삭발에 이어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빌딩에서 열린 '10월 국민항쟁 평가세미나'에서 "유권자는 뭔가 완전히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알몸으로 뒹굴고 있구나, 처절하구나하는 비장미가 있을 때 표를 준다"며 "천막당사 시절 한나라당에는 비장미가 있었지만 현재 한국당은 그것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에 대해 "황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한 명 또는 두 명"이라며 "수천만 보수 유권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조언조차 축소 지향적으로 가는데 야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단식 투쟁에 대해서도 "머리를 삭발하고 왜 단식을 하는가. 제1 야당 대표가 그렇게 힘없는 존재인가"라며 "영국에서 아일랜드 해방군이나 이런 사람들이 하는 게 단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어느 보수 유권자가 귀를 기울이겠는가"라며 "하는 짓이라고는 애들이 엄마한테 뭐 사달라고 할 때 굶을 거라고 협박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는가"라고도 비판했다.

대안신당(가칭) 박지원 의원은 이날 "제발 단식하지 마라. 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날 황 대표의 단식 소식 직후 페이스북으로 "드디어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일 3가지 중 2개 이행에 돌입한다고 한다"며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며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고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황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이 세 가지나 장외투쟁이 아니라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발목만 잡지 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같은 당 손학규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언급하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을 비꼬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 어르신(손 대표) 한 분이 갑자기 선거법을 걸고 단식하고 퇴진론에 대해 추석 지나면 사퇴한다고 공언했다"며 "나중에 식언하면서 어떤 상황을 만들었는지 보면 단식을 시작하고 총선 후 사퇴하겠다고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섬뜩하게 들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 대표가 지난해 12월 퇴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관철하기 위해 열흘간 단식에 돌입해 퇴진론이 수그러들고, 이후 올해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를 못 넘기면 사퇴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일을 황 대표의 단식에 빗댄 것이다. '누군가'는 한국당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 대표가 지난 4월 황 대표를 겨냥해 말한 "정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란 말을 예로 들어 황 대표가 그 말에 감화된 건 아닌지 반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어르신 단식 때 경험했지만 누군가가 단식하고 누우면 그에 대해 퇴진론이나 책임론을 이야기하면 나쁜 놈이 돼버린다"고 황 대표의 단식이 퇴진론을 일축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대표 단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원내를 잘 다스려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일을 어떻게 막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날은 너무 추워지고, 끝도 없는 일이다"며 "국민은 이제 끝간데 없는 정쟁이 너무나 피곤하다"고 전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후부터 정부의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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