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21 16:03

2·3형은 근절, 1형은 파키스탄 등서 발생…우리나라는 1983년 이후 환자 전무

소아마비 경구용 백신을 주입하는 의료진(사진: UNICEF.ORG)
소아마비 경구용 백신을 주입하는 의료진(사진: UNICEF.ORG)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필리핀에서 19년만에 척수성 소아마비(폴리오·polio) 환자가 확진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미디어들이 보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지난 9월 19일 첫 번째 폴리오 환자를 확진한 뒤 지금까지 1∼5세 영유아 7명을 추가로 밝혀냈다.

소아마비 환자 발생이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지구상에서 대부분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소아마비의 날’인 지난달 2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에서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바이러스 3형(WPV3)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폴리오바이러스 2형 박멸 이후 두 번째 공식적인 발표다.

필리핀 당국은 아직 이번에 발병한 소아마비 바이러스의 유형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와 미얀마, 필리핀 등지에서 나타나는 백신유도 2형바이러스 환자가 아닐까하는 추정만 가능하다. 백신유도 2형바이러스는 경구용 백신을 복용한 사람에게서 발병한다. 바이러스가 위장에서 살아남아 돌연변이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WHO는 이 백신을 단계적으로 폐기하면서 안전한 백신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밖에 폴리오바이러스 1형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두 나라에서 소규모로 발병하고 있는데 정쟁으로 근절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이후 단 한명의 소아마비 환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모든 영유아에게 시행하는 백신접종 덕이다. 생후 2, 4, 6개월에 기초접종 3회, 만 4~6세 때 1회 추가접종을 받는다. 소아마비는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필리핀 보건당국은 현재 수도 메트로 마닐라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5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가정방문 예방접종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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