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1.24 06:05

"비즈니스 성격 맞는 최적지 선택 중요"…시너지 효과도 장점

위워크 강남역 2호점 (사진=위워크 홈페이지)
위워크 강남역 2호점 (사진=위워크 홈페이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마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출연하면서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 수현이 오는 12월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의 전 한국 대표 차민근씨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지난 10월 들려왔다. 당시 사람들은 결혼소식에도 놀랐지만 공유오피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 했다.

공유오피스는 건물을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눠 입주자에게 사무 공간으로 재임대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방은 각자 쓰되 거실과 주방 등은 공유하는 셰어하우스의 사무실 버전인 셈이다. 

최근 들어 근무환경이 업무 효율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조직 문화의 변화에 따라 구성원에 맞는 다양한 오피스도 속속 등장 중이다. 특히 특정 업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들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공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추가되고 있다. 

현재 수많은 공유오피스가 개인 또는 소규모 기업의 창업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공유오피스는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먼저 온라인 패션 셀렉트숍 무신사는 패션업계 종사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약 7200㎡ 면적에 최대 1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무신사 스튜디오’를 론칭했다.

일반적으로 패션 디자이너들은 제품 수선과 패턴 작업, 제품 및 모델 촬영, 재고 보관 등을 이유로 다른 업종에 비해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넓은 공간과 테이블이 필요한 패턴실, 수선실과 함께 촬영이 가능한 11개의 촬영 스튜디오, 재고를 보관 가능한 물류창고와 택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무신사 스튜디오의 재봉실 (사진=무신사)
무신사 스튜디오의 재봉실 (사진=무신사)

건축 창업자를 위한 공유오피스도 있다. 건축정보플랫폼 ‘에이플래폼’에서 론칭한 ‘에이라운지’는 건축업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라운지’는 2인실부터 5인실까지 독립 사무실이 있고 미팅룸, 모형 제작실, 모형 진열실을 갖췄다. 입주사에게 건축 중개, 사무소 홍보, 자재 설비회사 연결 등 건축가에게 특화된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외식업의 경우 배달시장의 성장세가 거세다. 따로 점포가 없어도 공유주방을 활용하면 외식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전문직을 위한 공유오피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리걸오피스비’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에게 특화된 협업공간을 제공한다. ‘리걸오피스비’는 청년 변호사들이 법률시장 진입 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리걸테크 솔루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개업에 필요한 정보부터 소송정보와 인적네트워크, 업무 처리 노하우 습득 등 다양한 정보 획득에 도움을 준다.

서울 서초역의 ‘로인원’은 변호사 전용 사무실이다. 초기 자본이 얼마 없는 신입 변호사를 위한 1~2인실 크기의 사무실을 갖추고 있다. 기존 변호사 사무실과 달리 수천만원에 달하는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이 필요 없다. 매달 50만~70만원을 지급하면 개인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다. 상담실과 회의실 등은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도 국유재산을 청년 벤처·창업공간으로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서울 강남에서는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가 개관됐다. 1·2층과 6·7층에 조성된 ‘혁신창업공간’은 민간 공유오피스 운영기관인 스파크플러스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조건으로 창업공간을 제공한다. 약 450여명의 청년 창업자 및 스타트업에게 창업 초기단계 비용부담을 덜어주고 스타트업 및 예비창업자간 네트워킹 공간 등을 지원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지난 10월 1일 서울 강남구 소재 '제1호 나라키움 청년 창업허브' 개관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지난 10월 1일 서울 강남구 소재 '제1호 나라키움 청년 창업허브' 개관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공유오피스 서비스기업 온비즈오피스 관계자는 “소호사무실을 선택할 때는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외부 고객들을 만날 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며 “역세권이나 사무실이 밀집돼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렴한 임대료와 부가적인 프로모션도 고려하면서 최상급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며 “잔업과 주말근무 시 사무실 이용이 쉽고 24시간 냉난방, 초고속 인터넷, 전화, 팩스, 복합기 등의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가 IPO(기업공개)에 실패했다. 위워크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직원 20% 가량을 해고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이에 4차 산업혁명의 홍수 속에 공유오피스가 허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다만 새로운 서비스, 초기 혁신이라는 가치에 거품이 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다.

없는 자금을 톨톨 털어 사무실을 빌려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하면 충격이 엄청나다. 이들의 재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바닥에서 다시 일어선다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시행착오 기간동안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공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겪어 보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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