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22 11:49

경희대병원 이정희 교수팀, 한 곳에 집중되는 압박정도 분산이 주효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의료진이 척추후만증 수술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수술도구를 개발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이기영, 임상규)팀은 척추후만증 수술 합병증으로 흔히 나타나는 ‘근위분절후만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성 금속봉'을 개발해 임상적용한 결과, 합병증을 10%대까지 줄일 수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22일 밝혔다.

척추후만증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척추변형의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다. 등쪽이 앞으로 굽으면서 구부정한 모습을 보인다. 척추후만증이 진행되면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 오래 서 있거나 걷기 힘들고, 장기가 압박 받아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등 갖가지 질환이 발생한다.

지금까진 척추후만증 치료에 단단한 금속봉을 사용했다. 굽은 부위를 편 뒤 금속봉을 대 척추를 반듯하게 고정하는 수술이다.

문제는 수술후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고정부 위쪽에서 다시 등이 굽는 ‘근위분절후만증‘이다. 상위 척추에 압력이 집중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수술환자의 17%에서 많게는 62%까지 합병증이 생긴다.

이 교수팀은 이 같은 경성 금속봉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유연한 금속봉을 만들었다. 이 금속봉은 고정부 위쪽 척추분절이 15도 휘고, 10도 신전이 가능하다. 교수팀은 이 제품을 환자에게 적용해본 결과, 근위분절후만증의 발생빈도를 1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교수팀은 합병증이 크게 준 것은 한 부위에 집중되던 압박 정도를 금속봉의 유연성과 굴곡도로 분산시킬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정희 교수는 “유연 금속봉을 사용한 결과, 근위분절후만증 합병증으로 재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크게 줄었다”며 “이번 연구가 척추변형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성 금속봉 개발과 임상내용은 국제학술지 ‘세계신경외과학회지(Journal of Neurosurgery: Sp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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