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1.24 06:05

6년 만에 약 60배 증가…사회주택형·특별한 컨셉 있는 곳도 등장
업계 "시장규모, 올해 400억 넘어 500억 가까이 성장할 것"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물건이나 서비스를 같이 쓰는 공유에 이어 이제 주거를 함께하는 '코리빙(Co-living)' 시대가 왔다. 코리빙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로 주목받으며 코리빙의 대표 주거형태인 '셰어하우스(sharehouse)'도 점차 고급화·전문화되고 있다. 셰어하우스란 여러 명이 한 집에 살면서 주방과 거실 등 일부 공간을 공유(share)하며 생활하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 가구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5년 520만 가구로 2배 이상 늘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차지하는 비율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은 28.6%(562만명)에 달하며 2035년이면 34.4%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하지만 1인 가구의 삶은 녹록치 않다. 1인 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높고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현실적으로 적지 않은 1인 가구가 '지·옥·고'를 선택한다. 지옥고란 '반지하·옥탑방·고시원'의 줄임말이다. 임대료 부담은 적지만 외롭고 주거여건이 좋지 않은 편이다.

물론 행복주택, 임대주택 등과 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임대료 등을 지원해주는 주택이 있지만 입주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에 반해 '셰어하우스'는 개인이 활용하는 공간이 고시원보다 넓고 쾌적하고 최소 2개월에서 6개월의 단기간 계약이 가능해 장기 계약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에게 적합하다. 월 임대료도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거주자들이 나눠서 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기존 원룸·고시원·오피스텔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셰어하우스에 둥지를 옮기는 이유다. 더구나 취미나 연령대가 비슷한 입주자끼리 어울리면서 정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셰어하우스 전문플랫폼 셰어킴 관계자는 "셰어하우스는 원룸 대비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가전가구를 갖춰 1인 청년가구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셰어하우스 우주 73호점 내부 모습. (사진=우주 홈페이지)
셰어하우스 우주 73호점 내부 모습. (사진=우주 홈페이지)

◆컨셉 있는 '셰어하우스'를 원한다면?

'셰어하우스'는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입주자의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캠핑, 영화관, 야구장 등 지점마다 특별한 컨셉이 있는 셰어하우스 우주(WOOZOO)는 입주자들의 취향이 비슷해 친해지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우주의 보증금은 월세의 두 달 치, 월 임대료는 30~50만원 수준이다. 입주 가능 나이는 20~35세로 주로 대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보더리스(borderlsee)는 한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1대1인 글로벌한 '셰어하우스'다. 보더리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50여 개국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보더리스의 경우 보증금 50만원, 월 임대료 40~70만원으로 구성된다. 보증금은 저렴하지만 입주 수수료로 30만원을 따로 내야한다. 입주 가능 나이는 18~35세.

정기적으로 한의사에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셰어하우스 머물공은 한의사가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고 하우스마다 건강 기능제도가 마련돼 있다. 머물공의 경우 보증금은 월세의 두 달 치, 월 임대료가 30~40만원 후반대다. 입주 수수료와 입주 가능 나이 제한은 없다.

아울러 20~30대 미혼여성만이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나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셰어하우스, 영화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사는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컨셉의 집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테마를 입은 '셰어하우스'가 집마다 각기 다른 컨셉으로 운영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서인지 일반적으로 공간만 공유하던 기존 셰어하우스에 비해 입주자 만족도가 높고 그만큼 공실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월 임대료 10만~30만원 대를 원한다면?…'사회주택형 셰어하우스' 제격

월 임대료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30만원 대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된 '셰어하우스'도 있다.

비영리협동조합인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공한 주택을 위탁·운영하는 'LH사회적주택달팽이집'을 공급하고 있다. LH사회적주택달팽이집의 보증금은 200~300만원 사이, 월 임대료는 10만원에서 30만원 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다. 만 39세 이하의 청년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에 가입한 뒤 신청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에서 운영하는 '공가'는 도시의 빈집이나 빈 사무실 등의 소유주와 계약을 맺어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한 뒤 1인 가구 청년과 주거 취약 계층에 임대한다. 여성 전용으로 꾸며진 10호점의 경우 보증금 200만원에 월 임대료는 20~30만원 대다.

셰어하우스 '공가'의 내부 모습. (사진=두꺼비하우징)
셰어하우스 '공가'의 내부 모습. (사진=두꺼비하우징)

◆"셰어하우스시장 규모, 올해 500억 가까이 성장할 것"

1인 가구의 급증과 공유경제의 확산 속에서 '셰어하우스'는 급성장하고 있다. 셰어하우스 전문플랫폼 컴앤스테이의 '2019 상반기 셰어하우스시장 리포트' 따르면 국내 시장에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2013년 17개에 불과했던 셰어하우스는 올해 6월 기준 1020개로 6년 만에 약 60배가량 증가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대세가 된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점차 고급화, 전문화되고 있는 '셰어하우스'가 고시원이나 원룸, 오피스텔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인 가구에게 가장 중요한 거주 환경으로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컴앤스테이에 따르면 셰어하우스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1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억 시장으로 성장했다. 컴앤스테이 측은 "현재와 같은 성장추이라면 시장규모가 올해에는 400억을 넘어 500억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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