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11.23 07:30
독일 정부가 낙엽 강풍청소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 기기가 시끄러운데다 곤충을 죽이기 때문이다. (사진제공=데일리메일)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붕~ 붕~"

가을이 되면 주택가 여기저기서 굉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강풍청소기를 돌려서 낙엽을 청소하는 것이다. 강풍청소기를 휘휘 돌리면 쉽게 낙엽을 한 곳에 모으거나 멀리 날려 버릴수 있다.

그런데 낙엽 강풍청소기가 작은 곤충에게 위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독일 정부가 낙엽 강풍청소기(leaf blower)가 곤충이나 작은 동물, 환경에 유해하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3일 보도했다. 

독일 환경부는 또 이 장치가 너무 시끄럽고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성명서에서 "대중들이 꼭 필요할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 달라"라고 권고했다. 사용 자제 권고령을 내린 것이다. 

환경부는 하원 녹색당의 요청에 따라 낙엽 강풍청소기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성명에서 "낙엽 강풍 청소기가 잎 속에 사는 곤충에게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작은 동물들이 기기에 흡수되거나 날려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독일과 전 세계적으로 곤충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독일 전역의 60개 보호구역에서 날아다니는 곤충 수가 지난 30년 동안 75%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2017년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 40%의 곤충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벌의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벌은 식량 작물의 3분의 1과 꽃의 80%의 수분에 관련돼 있다.

전문가들은 곤충의 감소는 기후 변화, 과도한 농업과 농약 사용 등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9월에 곤충을 보호하기 위한 1억 유로를 집행하는 계획을 시작했다.

앞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글리포산 같은 제초제 사용이 제한될 것이다.

낙엽 강풍 청소기 사용 제한도 포함된다.  

정부의 동물보호 전문가인 실비아 벤더는 "낙엽 강풍 청소기는 귀청이 터질 정도로 시끄럽고 내연기관에서 내뿜는 연기로 공기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토양 생물에게도 심각한 해를 입힌다"라고 말했다. 그는 "곤충과 거미는 빨아 들여져서 잘게 부숴지고, 식물 씨앗 역시 파괴된다"라고 말했다.

낙엽 강풍청소기가 내는 소음은 헬리콥터가 이륙하거나 잭해머(착암기)가 작동되는 소리만큼 큰 90~120 데시벨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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