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1.22 16:23

"종료 결정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연장 주장을 친일·매국으로 몰아세우는 이들은 삼전도의 어리석은 척화론자와 같아"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이자 군(軍) 사단장 출신의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22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는 미군철수를 부른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22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는 미군 철수를 부른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이자 육군 사단장 출신의 바른미래당 김중로(육사 30기)의원은 22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는 미군 철수를 부른다"고 엄중 경고했다.

김 의원은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조국 대한민국의 위기를 그대로 보아 넘길 수 없어 피 끓는 마음으로 집권 여당과 대통령께 호소한다"며 "이대로 지소미아 종료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자존심과 국민과 국가 안위를 바꾸는 결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대한민국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비록 미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철수는 절대로 없다고 했지만, 당장 오늘 밤 자정을 넘기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한 줄 트윗으로 '대한민국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친구도 아닌데 목숨을 바칠 이유가 없다'며 주한미군 일부 철수라는 초강수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안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며, 동맹보다는 자국 이익을 앞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으로 보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향후 예측되는 구체적 상황도 거론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월요일 우리 금융시장은 패닉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는 1주일 이상 지속 폭락할 수도 있으며 2천 밑으로 끝없이 추락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상반기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37% 이상 감소했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이미 IMF 위기 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미 동맹에 균열까지 가게 되면 한국경제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내몰리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모두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안전판이 사라지면 그야말로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전쟁을 불러오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그는 '나름의 대안'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아직 몇 시간의 기회가 있다. 나라를 구하는 결단을 해주시기 바란다"며 "이미, 충분히, 우리의 자존심은 세웠다. 우리 국민들도 대통령과 대한민국 외교 안보 라인의 고뇌를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 그래도 굳이 지소미아를 이대로 종료하겠다면 반드시 핵무장을 선언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자주 국방을 외치고 자주 외교를 외치는 분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핵무장을 선언하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며 "그런 배짱과 결기도 없이 지소미아 종료를 강행하는 것은 외교를 청춘남녀의 밀당 쯤으로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역사의 교훈'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역사에서 보았듯이 삼전도의 굴욕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나라가 초토화되고 온 국민이 감내하기 힘든 시련과 고통을 겪었던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친일이나 매국으로 몰아세우는 이들은 383년 전 삼전도의 어리석은 척화론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를 종료하면 한미동맹이 극도로 경직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이토록 당연한 수순을 모른 척하며 자존심만 찾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더 큰 굴욕을 당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금이 아홉번 절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 국민이 피를 흘릴 수도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번영을 원한다면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한미 동맹을 회복하시기를 간곡히 요구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동맹 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서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의 안위를 걱정하며 다시 한 번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호소한다. 지소미아 종료를 재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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