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5.10.13 13:53

성장만이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 피케티와 상이한 시각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프린스턴 대학교 앵거스 디턴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디턴 교수가 개인의 소비 성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복지는 더욱 확대하고 빈곤은 감소시키는 경제정책을 마련하는 데 공헌했다"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공지 화면

디턴 교수는 스코틀랜트에서 태어난 영국 시민권자이며 동시에 미국의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영국 케임브릿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 한 후 1983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로 부임해 지금까지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곧 70세가 되는 디턴은 그 동안 소비 패턴을 연구하고 그것이 경제발전에 있어 어떤 현상들을 보여주는지 밝히는 데 집중해 왔다. 가계 조사를 통해 소비 패턴과 빈곤 수치 등을 조사하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소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여러가지 수치 처리 등을 연구했다. 

특히 디턴은 지난 2013년 <위대한 탈출: 보건, 부, 그리고 불평등의 기원(원제: The Great Escape)>이라는 저서를 통해 명성을 널리 알렸다. 지난 250년간 인류의 진보 궤적을 추적해 과거보다 훨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왔음을 규명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부가 늘었고 보건이 개선됐으며, 수명이 증가하는 등 인류의 삶의 질이 진보했음을 수치를 통해 증명했다. 

한편 그는 불평등 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다. 사회 내에서의 불평등 심화는 물론, 국가간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연구하였다. 특히 디턴은 불평등 그 자체는 부의 확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임을 감안하더라도,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디턴의 이와 같은 연구는 작년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토마스 피케티와 유사한 주제로 먼저 연구 결과를 내놨고, 그 결론이 피케티와 다소 상이하다는 점에서 화제를 끌고 있다.

디턴은 오늘날처럼 불평등 정도가 낮은 적이 인류 역사상 없었다며 피케티와는 달리 부유세 인상 등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부유세를 올려 정부가 강력한 분배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 피케티와는 다른 견해인 셈이다. 디턴은 결국 빈곤과 불평등을 극복하는 방법은 경제 개발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디턴 교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결과적으로 피케티의 입지를 다소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으며, 이른바 '성장 vs 분배' 논쟁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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