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1.30 05:05

우리은행, 동일한 응대절차 안내하고 같은 대출한도 산출… '반장'다운 면모

지난 19일 남빛하늘 기자가 우리은행 수유동금융센터에서 대기표를 들고 대출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지난 19일 남빛하늘 기자가 우리은행 수유동금융센터에서 대기표를 들고 대출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박지훈 기자] 1편에서 밝혔듯이 '보증금 100% 지원'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 상품은 조건에 맞는 물건을 찾기 어렵고 임대인의 동의가 필수적이어서 결국 80% 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기자는 주거래은행인 KB국민은행을 먼저 방문했다. 지난 1년간 국민은행 계좌로 급여를 받았고 카드대금을 납부했으며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부었기 때문에 다른 은행보다 한도를 높게 평가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주거래 고객 외면한 국민은행

먼저 전세보증금 1억원짜리 집을 구한다는 가정 하에 대출한도가 얼마까지 나오는지 물어봤다. 회사, 이사후보지,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위치한 국민은행 3개 지점에 방문한 결과 대출한도는 6000만원(오장동지점), 8000만원(강북종합금융센터), 5900만원(가산라이온스밸리지점)이었다. 대체로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은행임에도 액수가 제각각이었다.

보통 중소기업은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실급여액이 근로소득원천징수부에 신고된 것보다 많다. 오장동지점과 가산라이온스밸리지점은 월급명세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근로소득원천징수부로만 고객의 소득수준을 파악했기 때문에 액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강북종합금융센터 직원은 "월급명세서가 더 중요한 요소"라며 "8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지점과 비교해 대출한도가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볼 때 실제 대출이 진행되면 8000만원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또한 국민은행은 기자의 주거래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대출한도 파악에 게을렀다. 국민은행 오장동지점과 가산라이온스밸리지점은 개인정보활용동의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조차 하지 않고 제출서류를 간략히 살핀 후 계산기만 두드렸다. 그러면서 "보통 전세대출은 연봉 3배수 정도를 최대한도로 내준다"는 말만 남겼다.

이와 달리 우리·신한은행은 개인정보활용동의서 작성을 요구하고 전산시스템에 고객정보를 입력한 뒤 보다 정확한 한도를 산출해줬다. 그 결과 위 2개 은행의 지점들은 대출한도 결과에 오차가 거의 없었다.

◆ 시스템 잘 갖추고 일관성 있는 우리은행

기자는 대학 시절 우리은행에 교통카드 대금을 미납했던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앞서 말했듯이 본격적인 상담 전에 개인정보활용동의서 작성을 요청했다. 은행 내 전산시스템을 통한 보다 정확한 한도를 조회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른 4개 은행의 일부 지점은 아날로그 방식(계산기)으로 한도를 계산하거나 임대차계약서 없이는 간단한 조회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이더라도 중기청년 전세대출에 대한 은행원들의 적극성과 이해수준이 달랐다. 우리은행은 가장 먼저 정보동의를 받고 업무를 시작하다보니 직원별로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기자가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우리은행 3개(매경미디어금융센터·수유동금융센터·가산디지털중앙) 지점은 제출서류와 전산 내에서 확인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곳이 대출한도가 7900만원이라고 말해줬다. 주거래 및 신용대출 희망 여부 등 불필요한 질문을 했던 다른 은행과는 달랐다.

지점 3곳이 동일한 응대절차를 안내하고 같은 대출한도를 산출해준 것을 보면 우리은행이 중기청년 전세대출 시스템을 가장 잘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고 보니 우리은행은 해당 상품을 내주는 5개 은행의 간사 역할을 맡고 있었다. 쉽게 말해 '반장'이라는 뜻이다. 역시 반장다운 면모였다.

직접 5개 은행 15개 지점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좋은 집 얻으려면 발품 팔아야 한다'는 말은 대출을 받을 때도 적용되는 것 같다. 결국 기자는 우리은행에서 중기청년 전세대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주거래은행도 우리은행으로 빠른 시일 내에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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