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1.26 17:16

"선거법 개정에 매몰돼 민주당 돕는 중도가 '수구 중도'"
"문 정권의 총체적 실패에 대해 엄중한 심판 내려야..그게 민주주의"

김근식 교수 (사진=김근식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가 26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 전 대표의 2012년 대선 캠프에 참여했고,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부터 안 전 대표와 함께 해왔고 이후 국민의당 창당과 바른미래당 합당에 참여했던 '안철수계 인물'로 통한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당 창당과 바른미래당 합당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스스로 당을 떠나고자 하니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야당다운 야당, 이길 수 있는 야당을 제대로 만드는 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착잡한 심정으로 오늘 탈당계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탈당하는 근본적 이유는 '야당다운 야당'을 위해서다"라며 "지금 바른미래당은 야당다운 야당이 아니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바른미래당은 야당다운 야당이 못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바른미래당은 야당의 정체성보다 비현실적인 제3지대 정당만을 앞세워 결과적으로는 야권분열과 여당편들기에 기여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국민들은 지금 애매모호한 제3지대 정당을 원하는게 아니라 선명하고 당당한 야당을 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손학규 대표에 대한 실망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온국민이 분노하던 조국사태 당시, 손 대표께서 바른미래당 집회에서, '조국이라는 폭탄을 제거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살수 있다'는 말씀하시는 걸 듣고 저는 제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말씀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야당임을 포기하신 거라고 생각했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그는 "청와대 당대표 회동에서 손 대표께서 황교안 대표에게 정치 그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호통치고 문 대통령이 말렸다는 기사에도 아연실색했다"며 "대통령에게 지금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고 엄중히 호통쳐도 모자랄 판에 야당이 야당을 비판하며 결과적으로 여당2중대라는 의심을 받아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그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에 대해 수구보수라 칭하면서 무엇을 위한 단식이냐고 비판한 대목에서는 더이상 야당다운 야당의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며 "민주당 대표도 황대표 단식 장소를 찾아 위로하는데 바른미래당 대표께서 위로 대신 수구보수라고 비난하는 것은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 교수는 또 '선거법 개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선거법의 정당한 방향이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정당득표율에 맞게 비례배분을 늘리는 것이 정당한 것처럼 소선거구제하에서 간발의 차이로 2등 정당에게 찍은 표가 모조리 사표가 되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지역구는 늘리자면서도 소선거구제 하의 대량사표를 막고 유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중대선거구제로의 고민은 전혀 하지 않는게 말이 되느냐. 지역구 소선거구제를 고집하고 오히려 증원하자면서 정당득표에 따른 비례배분 확대만이 선거법 개정의 정당성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3지대를 노리는 소수정당의 의석만 확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내년총선에서 야권 난립과 야권 분열로 민주당을 돕고 친여성향 야당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며 단식하는 것을 무조건 '수구보수'라고 비판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진출처= MBC방송 캡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진출처= MBC방송 캡처)

그러면서 "오히려 선거법 개정에 매몰되어 국민 뜻과 달리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돕는 중도라면 오히려 그게 '기득권 중도', '수구 중도'일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한편으로 제1야당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에 대해 수구보수라고 폄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오신환 원내대표 등 변혁그룹에 대해 징계에 나섰다는 보도를 오늘 접하고는 이제 더이상 바른미래당에서 야당다운 야당을 기대하는건 무의미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단언했다.

이에 더해, 그는 "대통령 임기 중반의 총선은 정권에 대한 심판선거"라며 "경제실정과 민생파탄, 안보무능과 무능외교, 정치분열과 증오정치라는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 실패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3지대 정당이라는 목표는 문정권 심판이라는 근본목표보다 우위에 설수 없다"며 "제3지대를 내세워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야당을 분열시키고 여당을 돕는다면 그것은 나라를 망치는 일이 된다. 지금은 야당다운 야당, 이길수 있는 야당을 제대로 만드는 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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