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1.27 17:21
영화감독 크리스토프 뤼지아. (사진=IMDb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프랑스 유명 여배우 아델 에넬(30)이 영화감독 크리스토프 뤼지아(54)를 자신이 미성년자일 때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다면서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프랑스 영화계에서 ‘미투 운동'이 재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넬은 파리 근교 낭테르의 경찰 성범죄수사부서를 찾아가 뤼지아 감독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에넬은 지난 4일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와의 인터뷰에서 2002년 자신이 12살때 뤼지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악마들’(Les Diables)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뤼지아의 집과 국제영화제 참석 자리 등에서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감독의 성추행은 에넬이 15살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에넬은 프랑스에서 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 적다면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었지만 입장을 바꿨다. 에넬은 “공인으로서 사법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고발했다”면서 “수사가 시작됐으니 피하지 않고 모든 힘을 다해 끝까지 가보겠다”고 밝혔다.

에델은 ’프랑스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자르 영화상의 여우주연상(2015년)과 여우조연상(2014년)을 모두 수상한 배우다. 그는 프랑스의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꼽힌다.

성추행 보도가 나온 후 뤼지아 감독은 “어떤 불법 행위도 단호하게 반박한다”며 본인의 행동을 부인했다가 “애정을 표현한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줄 몰랐다”며 사과했다.

파리검찰청은 에델의 경찰 고발이 있기 전에 이미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뤼지아를 상대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로 내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이 조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뤼지아는 프랑스 감독조합 SRF에서 추방됐다.

이번 에넬의 폭로와 고발 조치는 프랑스 영화계에서 ‘미투(#metoo) 운동'을 다시 촉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