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1.29 10:12

"그들은 이제 정전을 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파병 미군 부대를 찾아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18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탈레반 협상은 지난 9월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됐지만 최근 탈레반이 미국인이 포함된 피랍 외국인을 석방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평화 협상이 재개됐다는 보도까지 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 파병 미군을 격려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주둔 부대를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탈레반은 합의를 원하고, 우리는 그들과 만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정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들(탈레반)은 정전을 원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들은 이제 정전을 원한다. 그런 식으로 풀려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병력을 약 86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병력 규모를 상당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합의가 이뤄지거나 완전한 승리를 할 때까지 아프간에 머물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규모는 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00명 줄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8일 탈레반 지도자들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해 회담하기로 했지만, 전날 밤 이를 전격 취소하고 "탈레반과 협상은 죽었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1명 사망을 포함한 탈레반 테러를 이유로 들었지만 9·11 테러 18주년을 불과 사흘 앞두고 당시 테러범에게 협조한 탈레반을 미국으로 초청한 데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반군 포로와 피랍 외국인을 교환하면서 협상 재개 기대가 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현지에 2시간 반 정도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군 병사들을 앞에 두고 짧게 연설한 후 아프간 최대 미군 기지인 바그람 공군 기지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병사들에게 칠면조를 대접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을 취임 후 처음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병사들을 격려하는 한편, 평화 협상 재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외교적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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