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01 14:16
구의원 선거후 열린 첫 집회에 5백여명이 몰렸다.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지난달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후 처음으로 벌어진 주말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또 충돌했다. 구의원 선거 후 '휴전'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밤 홍콩 몽콕 지역의 프린스 에드워드 지하철역 인근에서 '8·31 사건' 3개월을 맞아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을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8·31 사건' 은 지난 8월 31일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선 경찰들이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체포한 것을 말한다. 이후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 시위대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홍콩 정부가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설을 부인했지만 별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전날 밤 수백 명의 시위대는 폐품과 철제 난간 등으로 몽콕경찰서 인근 도로를 막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구호 등을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몽콕 지하철역 입구와 도로 위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도로 한복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 기자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전날 밤 충돌은 지난달 18일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렸던 홍콩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후 2주 가까이 이어져 온 '휴전 상태'를 깨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는다.

18일 충돌 후 시위대는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폭력시위를 자제했고,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후 홍콩 경찰의 시위 대응도 눈에 띄게 온건해졌다.

한편, 홍콩에서 시위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숫자가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관광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홍콩을 찾은 외부 관광객은 33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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