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19.12.03 11:41
<b>박능후</b>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 박능후 장관이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논란과 관련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지난 2일 보건복지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2일) 국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피해 아동과 부모님,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며 "신속하고 세심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어린이집 대상 교육 등 모든 힘을 다하겠다"면서 거듭 사과했다.

박능후 장관 발언 관련 복지부 사과문 (사진=보건복지부 트위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논란과 관련해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선 안되고, 하나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 그게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그런 문제"라며 "사실 확인 이후 전문가들 의견을 좀 더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린이집 안에서 또는 주거 아파트 동네에서도 몇 차례 이뤄진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는 것을 이해하라"며 "그 나이 또래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선입관을 갖지 말고 객관적으로 전국적인 실태를 조사하고 재발 방지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박 장관은 "이 문제 전후로 해서 전문가들을 몇 번 만나봤다"며 변론하려 했으나 신 의원은 "현장을 좀 보시라"면서 "전문가들이 구체적으로 벌어진 상황보다도 이론적인 것에 많이 치우칠 수 있다. 거기에 너무 선입관 갖지 말고, 전문가가 모든게 아니다. 현장이 전문가다"라고 발언했다.

3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청원 참여 인원은 18만여명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복지부의 사과에도 SNS에는 '#박능후_보건복지부장관_사퇴해' 해시태그와 박 장관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논란은 피해 여아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게시한 글이 네티즌들에 의해 일파만파 확산되며 불거졌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경기 성남시 소재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신의 만 5세 딸이 "지난 11월 4일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내에서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 아이로부터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벗기고 항문과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아동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거론하며 "가해자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라며 "가해 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서 적극적인 피해회복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아의 아버지는 "경찰은 고소가 되지 않는다며 사건 접수를 거부하고, 시청은 CCTV영상 만으로 사고를 유추하여 확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며, 교육청은 가해아동과 분리를 원할 시 피해아동이 원하는 학교로 지정해 주겠다고 했다"며 "어린이집이 사건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