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2.03 14:09

9일 본회의 열어 예산안 처리이후 쟁점 법안 상정…11일부터 한 건씩 처리
'쪼개기 임시국회'로 필리버스터 극복…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안 유력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에게 모든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철회하지 않고 필리버스터를 고수한다면 민주당은 오는 9일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을 일괄 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가칭 대안신당) 공조를 통해 과반 의석을 만들고 '쪼개기식 임시국회' 전술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맞서기로 했다.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한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다음에 1~2일짜리 초단기 임시회를 계속 열어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필리버스터가 회기 종료로 끝나면 다음 회기 때는 해당 안건을 곧바로 표결에 돌입하는 국회법에 기반을 둔 전략이다.

4+1 공조 강화를 위해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법 등은 최종 합의안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재석 의원 수는 지난달 15일 현재 295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 129석에다가 정의당 6석, 민주평화당 4석, 가칭 대안정치연대 소속 9명에다가 문희상 국회의장 표와 무소속 손혜원 의원까지 공조표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바른미래당에서 상당수 우군을 확보하면 일부 이탈표를 감안하더라도 법안 처리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 148석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과 4+1 공조를 통해 9일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처리 방침을 세웠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4+1 공조로 돌파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정기국회가 일주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속도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계획에 따르면 9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뒤 패스트트랙 법안 중 선거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4+1 회동을 통해 현행 지역구 의석을 3석 줄이고 비례대표는 3석 늘린 250(지역구)+50(비례대표)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최근 4+1 회동 결과에 따라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을 접목한 단일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4+1’ 체제는 실제 한국당 압박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저녁까지 대답을 기다리겠다. 모든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데이터3법, 유치원3법, 어린이교통안전법 처리에 한국당은 응하기 바란다"며 "이것이 우리가 자유한국당에 건네는 마지막 제안"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한국당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당장 민생을 볼모로 잡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것을 통첩한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당이 정치 정상화를 끝내 거부하면 민주당은 민생·개혁입법 실현을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 내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예산안 협의엔 나서야 한다"는 협상론이 대두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협상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며 "협상과 타협이 실종된 정치는 국회의 존재를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대부분 의원들은 일단 강경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을 완전히 빼고 좌파 정당끼리 나라 살림을 나눠 먹기 하면서 수정안을 밀어붙여 통과시킨다면 이것이 독재"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당내 일부에서는 쪼개기 임시회를 통한 '살라미 전략'은 정정당당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변인은 "어디까지를 살라미라고 볼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의도적으로 보이는 전략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냐며 정정당당하게 상황에 나서자고 얘기한 의원도 많이 있었다"며 "국회가 매우 유동적이어서 첫 번째 안건 처리가 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실 예측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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