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04 09:29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런던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합의가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미중 협상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중 협상에 대해 "나는 데드라인이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은 지금 합의를 하고 싶어한다”면서 “합의는 올바른 것이어야만 하며, 합의가 올바른 것인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중국의 양보를 압박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올리며 내년 미 대선 이후까지 무역전쟁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후 이날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협상에서 미 대선을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적 압박 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이 내년 미 대선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 레버리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 여부는 오는 15일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5일부터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들에 15%의 추가 관세를 예고해왔다. 미중 협상이 난항을 지속해 미국이 실제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무역전쟁은 다시 확전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미중 1단계 합의 기대에 최고치를 경신해왔던 미 뉴욕증시는 출렁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45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다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다우 지수는 280.23포인트(1.01%) 떨어진 27,502.8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67포인트(0.66%) 내린 3,093.2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7.34포인트(0.55%) 하락한 8,520.64를 각각 기록했다.

미 뉴욕증시가 출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의 상승에 비하면 "오늘의 움직임은 하찮은 것(peanut)"이라면서 "앞으로 다우 지수는 3만 선을 찍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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