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04 10: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프랑스 대통령과 면담을 갖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규모 유지와 관련해 "토론해 볼 수 있다"며 "주둔을 계속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을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의 카드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하며 고강도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조찬 회동 이후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게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그건 토론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 나는 양쪽(주둔 혹은 감축)으로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주둔)하려면 그들(한국)은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워싱턴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한미 방위비 협상 직전에 주한미군 주둔을 지렛대로 삼아 한국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보호하는 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우리는 그들(한국)이 상당히 더 내는 게 공정하다고 본다"면서 "여전히 (한국이 내는 돈이) 들어가는 돈에 비해 상당히 적고 지금 우리는 그들이 더 내도록 협상 중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아주 부자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현재 2만8500명인 주한미군 규모를 3만2000명이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자나라'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 친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도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우리가 많은 돈을 내고 있고 당신네(일본)는 부자나라라고 했다"면서 "그는 많은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달 중순 미국이 주일미군 주둔 비용으로 80억 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교도통신도 미국이 현행 5배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병력을 추가파병했지만 미국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사우디)은 수십억 달러를 우리에게 내고 있고 그렇게 하는 데 만족해한다. 사우디가 이미 수십억 달러를 보내왔고 이미 은행에 (그 돈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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