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2.04 12:03

"판사와 검사, 장·차관과 장군은 이제 그만…국민 영웅 구해야 새로운 출발 가능"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원성훈기자)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원성훈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4일 "모두가 공감하듯이 지금 자유한국당은 온전히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모두 법정에 섰다. 저는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정치인"이라며 "저도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이제라도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두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뜻한다.

한국당 내에선 5번째 불출마 선언이다. 앞서 김무성(6선)·김세연(3선)·김성찬(재선)·유민봉(초선)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나라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이때 우리 내부에서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제지당하거나 막혀서는 안 된다"며 "우리 스스로를 깨부수지 않은 채 단순한 정치 기술과 정치공학,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언어만으로는 국민과의 간격을 메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과 하나 되고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면 포퓰리즘과 선동,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저들을 막아낼 수가 없다"며 "외교와 안보, 국방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서 제발 나라를 지켜 달라는 애국 시민의 처절한 외침에 부응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가 시작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도 문을 닫아야 한다. 정당도 자당의 의석수를 몇 석 더 얻어 보겠다고 선거제도를 이리 고치고 저리 고치는 꼼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한국당은 너무나 작은 그릇"이라며 "청년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를 깨부수고 큰 그릇을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새 술과 새 부대를 위해 저의 자리를 비우겠다. 어떠한 당직이나 원내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지도부도 나서줘야 한다. 당 대표께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총선 막장 공천으로 당을 분열시키는데 책임이 있는 정치인, 최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호가호위했던 정치인, 거친 언어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면서 당을 어렵게 만든 정치인도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판사와 검사, 장·차관과 장군 등 이른바 사회적으로 성공한 특권층만으로 채워진 웰빙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노력해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국민 영웅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과 함께 국민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YTN 기자 출신으로 경기 포천시에 지역구를 둔 비박계 3선 의원이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상황실 부실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국회 국방위원장, 당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다른 의원들과 함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서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옮겼다가 지난 2017년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