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2.05 15:19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금융감독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5일 “DLF 사태‧사모펀드 환매 지연 등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금융 사고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라며 “당장 금융투자상품 하나를 팔아 이익을 내는 근시안적인 영업 관행은 결국 투자자의 신뢰 상실로 이어져 금융투자산업 스스로 자기의 시장을 갉아먹게 될지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은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라며 이 같이 언급했다.

원장이 증권사‧자산운용사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원장은 “올해 금융투자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국내 경제지표들도 경기하강 신호를 보이는 등 내년 금융 환경도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각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금융시장에 잠재된 리스크 요인들에 더해지면서 칵테일형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다”라며 “최근 DLF 사태, 사모펀드 환매 지연 등으로 인한 투자자 신뢰 저하는 이러한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번 DLF 사태는 어렵게 쌓은 투자자의 신뢰가 한 건의 사고만으로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줬다”라며 “투자자로부터 얻는 신뢰는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고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투자상품의 제조‧판매‧사후관리 등 모든 단계에 걸친 라이프사이클별 영업행위 감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자산운용사와 신탁사의 신인의무 즉, 신의성실의무 안착을 통해 투자자 중심의 공정한 시장이 구축되도록 제도적 노력을 다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금융회사 스스로도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고 ‘소비자 중심의 경영패러다임’을 확립해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관심을 쏟아 달라”라고 요청했다.

윤 원장은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관리 강화도 촉구했다.

윤 원장은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자본시장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으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과 자금운용 규모가 급증하고 다양한 금융회사가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얽힘에 따라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여러 금융부문에 걸쳐 있고 자금조달 및 운용 과정에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높은 상호 연계성을 가지고 있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시장 급락 등 위기가 발생할 경우 위험을 전이‧증폭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금감원은 이러한 자본시장 시스템 리스크에 사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투자회사의 재무상태 및 영업행위 점검 등 미시적인 시각에서의 금융감독뿐 아니라 위험지표별 리스크 대시보드 구축, 리스크관리 아웃룩 공표 등 시장 전반의 잠재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감독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금융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관리체계 구축 로드맵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이러한 로드맵을 바탕으로 부동산금융 종합관리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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