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3.11 17:00

"알파고의 운용 시스템의 핵심, 다양한 정보간 소통에 있다"

인공지능 로봇을 인간의 경쟁관계로만 볼 것이 아니라  로봇을 통해 인간이 배워야할 것은 무엇인지 되새겨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성수 서울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적 진보 이전에 축적된 정보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기억된 정보를 인지하고 응용하는 데까지 다다른 인공지능의 우수한 기능이 수행되기 위한 첫 걸음은 다양한 정보의 입력이다. 이것을 인공지능 세계에서는 인간에 빗대 신경망 정보라고한다. 방대한 정보를 입력했을 때, 알파고는 인지하고 응용하고 반응한다. 다른 인공지능 기계들도 마찬가지다.

홍 교수는 “알파고의 뛰어난 능력을 뒷받침한 '정보의 축적'을 인간에게 대입한다면 상호간 소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에 대입하자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협업시스템 구축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와 기술을 서로 나누고 합치는 ‘딥 러닝’이 바로 알파고가 가지고 있는 핵심기술이라는 얘기다. 첨단 인지능력을 갖춘 로봇이라도 방대한 정보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는 수만 대국의 기록을 입력했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수십 개에서 수십만 개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계산해 낸다.

이에 따라 홍 교수는 알파고를 통해 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산업의 등장으로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쏟아져 나온다.

홍 교수는 “첨단기술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창출을 이어간다면 인간이야말로 인공지능 이상의 또 다른 신기술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기계의 한계가 없는 것만은 아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은 금융에서부터 법률서비스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기존에 진행돼 온 패턴에 새로운 경우의 수를 만들어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바비스는 “알파고는 바둑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엄청난 데이터를 학습해 모든 방면에서 최고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방대한 정보 입력이 선행해야만 인간이 기억해내지 못하고 응용하지 못했던 부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이나 기술을 만들 수 있게 되더라도 이것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장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인간의 ‘니즈’와 ‘욕구’를 읽어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새 것을 개발하는 데는 인간이 가장 적합하다는 얘기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며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은 IT업체와 완성차업체간 협업을 통해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솔루션을 인공지능 기술로 풀어가는 방식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알파고를 있게 한 인공지능 기술의 바탕은 여러 정보를 하나로 모은 데이터에 있다.

홍 교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업간 협업시스템 구축은 인공지능 로봇이 갖고있는 능력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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