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19.12.05 20:00
(사진=KBS '제보자들' 예고)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5일 방송되는 KBS '제보자들'에서 땅 주인과 조합의 갈등에 3년째 피해를 보고 있는 아파트 계약자들과 한국으로 시집와 남편에게 살해당한 베트남 여성의 이야기를 전한다.

먼저, '제보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2017년 한 아파트를 계약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이 계약한 아파트가 들어설 1만 평에 이르는 해당 부지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첫 삽을 뜨지 못한 채 잡초만 무성한 상태다. 당시 계약자들은 이 초고층 아파트가 경기 북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약 1700여 명의 계약자들은 한목소리로 아파트를 짓게 해달라며 호소하고 있었다.

계약자들은 "1인당 5000만 원의 계약금을 지불했지만 공사는 진행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계약자들의 꿈이었던 59층 아파트가 지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 2017년 4월 모델하우스 개관과 함께 계약자 모집이 시작됐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과 역세권의 입지조건, 59층에 이르는 초고층 아파트였던 해당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명품 아파트를 짓겠다던 땅 주인이 돌연 분양을 중지하고 나섰다. 당초 합의된 내용과 달리 조합 측이 약정을 위반했다며 약정 파기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조합 측은 "땅 주인의 주장은 약정서 상에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약정 이행을 주장하고 나섰다. 법정 공방은 물론 수차례 합의에 이르는가 싶기도 했지만 3년째 땅 주인과 조합 측의 엇갈린 주장이 이어지며 초고층 명품 아파트 사업은 멈춰버렸다.

그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약 1700명의 계약자와 인근 상인들에게 이어지고 있었다. 아내의 노후를 위해 계약했다는 노부부는 물론 적지 않은 금액을 대출받아 가입한 신혼부부들까지 약 1700여 명의 계약자들은 언제 지어질지 모르는 아파트 때문에 무거운 이자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 이미 납부한 계약금 중 일부는 이미 사업 진행비로 사용되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도 부담스러워 계약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3년이 흐른 지금 합의를 위한 몇 차례의 논의에서 최초 약정 시보다 높은 땅값이 제시된 상황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조합과 땅 주인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계약자들의 답답한 사연을 '제보자들'에서 방송한다.

이어 '제보자들'에서는 한국으로 시집와 신혼 생활 3개월 만에 암매장 당한 채 발견된 베트남 아내에 대해 다룬다.

지난 11월 20일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에는 한글과 베트남어로 이름이 쓰여 있는 올 해 29살 베트남 여성의 빈소가 마련되었다. 장례식장에는 이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으로 온 그녀의 엄마와 지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온 한국 기관의 관계자들이 간간이 오는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성의 엄마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한국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던 딸이 웃으며 공항을 떠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엄마 품에 안겨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딸은 한 줌의 유골이 되어 버렸다. 한국 남자를 만나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지 고작 3개월 만이다.

살해당하기 하루 전, 한국에서 만난 베트남 지인들에게 그녀는 '내일 자신이 연락이 되지 않거든 나를 꼭 찾아달라'는 부탁을 남겼다고 한다.

다음 날 그녀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휴대전화가 꺼진 채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던 그녀가 걱정 된 지인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단순 실종에서 '사건'으로 전환된 지 반나절 만에 전라도 한 지역의 감나무 밭에서 암매장 당한 채 발견되었다. 이곳은 그녀의 남편 57살 김석두(가명)의 고향이다. 한국으로 오기 전,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며 베트남 아내는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남편은 한국으로 오면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사망한 베트남 여성의 집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15㎞ 떨어진 곳에 있다. 한국에서 돌아 온 엄마 품에 있던 딸의 유골은 집 인근 시립 묘지에 안장되었고 몸이 아파 한국에 오지 못했던 아빠는 딸의 제단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부모는 오늘도 부디 앞으로 우리 딸처럼 황망한 죽음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를 한다. 또 한국이 차별 없는 공정한 수사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으로 온 이주여성'들에 대한 여러 대안이 관계부처에서 발표되고 있다. 진정으로 ‘이주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제보자들에서 다뤄본다.

KBS '제보자들'은 5일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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