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12.07 07:00

도전적 그릴과 전면 디자인 채택해 터널 주행시 보석 빛나는듯…내부공간 넓어져
정숙성도 마음에 들어…공명기 적용 19인치 휠·후면 유리 두께 증대·차음유리 덕분

6세대 부분변경 '더 뉴 그랜저'는 역대 그랜저가 걸어왔던 성공의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6세대 부분변경 '더 뉴 그랜저'는 역대 그랜저가 걸어왔던 성공의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자동차 신차 시장에서 기존 신모델 출시 후 3년 후 부분변경을 하고 7년 정도 지난 후 신모델 출시의 모델 라이프사이클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신모델 출시에만 적용되던 차체의 규격 변경을 최근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적용하는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공식 출시한 ‘더 뉴 그랜저’도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익숙함을 탈피해 새로움을 찾아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일반적인 부분변경으로는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변화와 도전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를 담고 있는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해왔던 손으로 그리는 디자인이 아닌 하나의 수학적 공식, 즉 프로그래밍으로 디자인하는 기법인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전면 그릴에 적용하며 파격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것으로 혹은 기존에 없던 것들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성공과 도전에 대한 무언가를 담아 내고 싶어하는 모습을 신차에서 보이고 있다.

더욱이 5편의 TV 광고를 통해 이러한 화두와 성공에 대한 생각들을 가벼운 유머와 함께 풀어내며 3040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낯설지만 도전적 디자인…현대의 디자인 방향성 담겨

2016년 이후 3년만에 선보인 ‘더 뉴 그랜저’를 처음 만난 순간 어디지 모르게 길어 보이고 넓어진 모습의 세련되어 보이는 자태에 잠시 눈길이 고정됐다. 이전 모델과 달리 전면 그릴부터 도전적이면서 낯선 모습을 보여줬다.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 히든 라이팅 타입의 주간주행등(DRL)이 그 주인공이다. 일체형 전면부 디자인을 돋보이게 했다. 마름모꼴 패턴의 파라메트릭 쥬얼 디자인의 더욱 넓어진 그릴은 각도에 따라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터널구간에서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은 보석이 빛나는 듯한 빛의 반짝임을 보여줬다. 

더 뉴 그랜저의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은 보석이 빛나는 듯한 빛의 반짝임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의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은 보석이 빛나는 듯한 빛의 반짝임을 보여준다.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차를 구성하는 4가지 핵심요소인 비례·구조·스타일·기술의 조화를 지향하는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이번 그랜저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전체적인 균형감을 개선했다. 측면부는 풍부한 볼륨감과 세련된 캐릭터 라인이 조화로 스포티한 캐릭터 라인을 보여준다. 후면부는 더욱 얇고 길어진 리어램프가 와이드하면서 낮고 안정적인 모습이다.

차의 실내는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수평적 레이아웃에 고급 가죽과 스웨이드를 적용했으며, 전자식 플로팅 타입 전자식 변속버튼(SBM)를 적용한 센터 콘솔, 현대차 최초 터치식 공조기 적용, 12.3인치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의 경계가 없이 이어지는 디자인은 과감하지만 럭셔리한 거실 공간을 연출했다.

더 뉴 그랜저 실내 (위) 플로팅타입 전자식 변속버튼(왼쪽 아래), 종조기 조절스위치(오른쪽 아래) (사진=손진석 기자)
더 뉴 그랜저 실내 (위) 플로팅타입 전자식 변속버튼(왼쪽 아래), 종조기 조절스위치(오른쪽 아래) (사진=손진석 기자)

더 뉴 그랜저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거주공간 변화이다. 무엇보다 넓어졌다. 휠베이스(축간거리)가 기존보다 40㎜, 전폭은 10㎜ 커졌다. 전장 4990㎜, 전폭 1875㎜, 전고 1470㎜, 휠베이스는 2885㎜의 크기로 인해 1열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거나 등받이를 넘겨도 2열의 무릎 공간 등 거주공간이 남아 마치 쇼퍼드리븐 차의 뒷좌석과 비교해도 될 만큼 넓고 편했다.  

◆ 최상위 3.3 가솔린…부드럽고 응답성 좋아

시승은 최상위 트림인 3.3 가솔린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부터 남양주 오로라베이커리카페까지 왕복 약 120㎞의 거리를 달려봤다.

부드러운 엔진 소리와 함께 시동을 건 후 가볍게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서 주행을 시작했다. 모든 시승 구간동안 가장 맘에 든 부분은 정숙성이었다.

더 뉴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은 부드러운 가속과 고속에서의 재가속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고, 코너링과 다양한 추월가속 상황에서의 민첩하고 응답성이 좋은 핸들링은 스포티한 성능을 즐길수 있게 했다.(사진=손진석 기자)
더 뉴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은 부드러운 가속과 고속에서의 재가속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고, 코너링과 다양한 추월가속 상황에서의 민첩하고 응답성이 좋은 핸들링은 스포티한 성능을 즐길수 있게 했다.(사진=손진석 기자)

현대차는 정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을 줄여주는 헬름홀츠 공명기를 19인치 휠에 적용했고, 후면 유리 두께 증대와 차음유리를 확대 적용했다. 또한 멤버의 고무부시 개선 등 하체 보강을 통해 실내 정숙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m의 파워를 발휘하는 엔진에 플로팅 타입 전자식 변속버튼(SBM)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여기에 R-MDPS(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를 적용해 고속 주행 시 조향 응답성이 매우 좋았다.

주행 품질은 기존 현대차를 시승하면서 절감했던, 뭔가 좋기는 한데 조금 아쉬운 대목이 많이 사라졌다. 우선 가속성능에서 부드럽게 가속됐으며, 고속에서의 재가속도 개선된 듯하다. 더욱이 스포티한 조향감과 서스펜션의 조화가 그랜저를 새롭게 보이게 했다.

R-MDPS를 채택, 고속에서도 좀 더 다이나믹한 차체의 움직임을 만들어주었다. 이를 가능하게 해 준 것은 조금 더 단단해진 서스펜션다. 코너링이 나아지고 다양한 상황의 추월가속을 즐길 수 있었다. 

더 뉴 그랜저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마트 모드의 4가지 주행 모드를 갖고 있다. 각 주행모드 마다 계기판의 디자인이 바뀌고 기어 로직에 변화도 달라지는 등 운전자의 취향에 따른 주행 감성을 고려한 듯 흥미로웠다.

에코와 컴포트 모드는 시내와 일반 도로 주행에서 불편없이 충분히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스마트 모드는 운전자의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스스로 주행모드를 선택한다. 기본 주행모드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스포츠 모드는 높은 rpm을 사용한 다이나믹한 주행을 보여줬다. 다만 스포츠 세단 만큼의 재빠른 응답성은 없었지만 그랜저의 젊어진 모습을 확인 할 수는 있었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는 것만으로도 차를 꾸준히 밀어주는 파워가 느껴졌다.

더 뉴 그랜저의 파라메메트릭 쥬얼 패턴의 전면 그릴 디자인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더 뉴 그랜저의 파라메메트릭 쥬얼 패턴의 전면 그릴 디자인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시승을 마치면서 더 뉴 그랜저를 통해 현대차는 자사의 변화 의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려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랜저는 이제 완성되어 가는 차이며 편안함을 바탕으로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차라고 말하는 듯 보였다. 그동안 사장님 혹은 아저씨 차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리더들을 위한 차로도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낯선 전면디자인은 보면 볼수록 존재감 부각으로 이어졌다.    

그랜저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6세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는 역대 모든 그랜저들이 그래왔듯 신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서 과거 성공하면 그랜저를 탔듯 지금의 그랜저도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역사와 전통 즉 헤리티지는 곧 철학이다. 자신의 철학이 없는 브랜드는 인정받기 어렵다. 그동안 쌓아온 전통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공감시켜야 명차 대열에 들 수 있다. 이제 그랜저도 이러한 명차 반열에 들기 위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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