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2.06 16:34

은행계 지주회사 최초로 자사주 소각 결정

KB금융그룹 서울 여의도 본사. (사진제공=KB금융)
KB금융그룹 서울 여의도 본사. (사진제공=KB금융)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KB금융지주가 주주환원 정책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의 8%를 소각키로 했다.

KB금융지주는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 발행 주식수의 0.55%이며 소각 예정일은 이달 12일이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소각 대상 자사주는 현재 보유 중인 2848만주 중 8.1%다.

회사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KB금융의 경우 9월 말 현재 BIS 총자본비율이 15% 이상이고 보통주자본비율은 14%를 크게 상회하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한 차원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덧붙혔다. 

그는 자본비율 산출 시 보유중인 자사주는 이미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일반화돼 있으나 이번 KB금융지주의 소각은 국내 은행계 지주사 중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KB금융의 자사주 소각을 계기로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금융이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2018년 기준 미국 금융회사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100% 수준을 웃돌고 호주, 대만도 60~70% 수준에 달하는 데 반해 국내 은행지수회사의 경우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은 주식시장에서 한국 은행주들의 투자매력도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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