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2.06 16:42

황교안 "계파 없어져야…내 머릿속엔 친황 없다"

단식 투쟁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당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 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당분간 농성 텐트 현장에 계속 남아 당무를 보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 (사진출처=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오는 9일 실시되는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 경선을 사흘 앞두고 차기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6일 한국당에 따르면 강석호·윤상현(3선), 유기준(4선), 심재철(5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주호영(4선)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황교안 대표의 지지를 의미하는 이른바 황심(黃心)과 재선의원 파격카드, 계파 대리전 등이 선거의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황 대표 쪽으로 기울었다고 분류되는 친황(친황교안) 의원은 유기준·윤상현 의원이다. 이에 비해 심재철·강석호 의원은 비황(비황교안)으로 통한다.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임이 불발되면서 펼쳐진 경선 레이스인 만큼, 당내에선 황심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애초 총선 공천권을 쥔 황 대표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나경원 불신임 사태'를 겪으며 황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커지면서 구도는 복잡해졌다.

내년 총선에 앞서 황 대표의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원들은 친황 의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황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만큼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총선승리와 공천 여부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에서다.

황 대표에 대한 견제 표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 인선에서 드러난 황 대표의 친정체제 가속화가 주는 신호도 심상치 않다는 기류도 읽힌다.

당 일각에서는 '초선·친황' 사무총장 인선만 봐도 3선은 물론 재선까지도 가차 없는 물갈이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이 같은 흐름이 황 대표 견제 표심으로 작용해 비황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황 대표로서는 '황심'이 주요 변수가 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전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생 등을 대상으로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와 대안' 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부생 등을 대상으로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와 대안' 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황 대표는 이날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친황 후보'에 대해 "저는 계파정치를 하려고 정치한 사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황은 당 밖에도 얼마든지 많이 있는데 여기까지 들어와서 그러겠는가"라며 "계파는 없어져야 하고, 제 머릿속에 '친황' 이런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차기 원내대표에 대해 "정치의 생명 중 하나는 협상"이라며 "잘 협상하고 기본적으로 투쟁력이 있어서 정부의 경제 망치는 정책, 안보 해치는 정책, 민생을 흔드는 정책을 고쳐나갈 수 있는 분이 원내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사진=원성훈 기자)

소위 '진박(진짜 친박)'으로 불리는 윤상현 의원이 이날 경선에 합류하면서 일각에선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대리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비박계 강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후보 3명이 범친박 내지 친박계로 분류되는 상황인데,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다수 득표자 2명에 대한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만일 윤 의원과 강 의원이 결선투표 후보로 오를 경우, 결국 친박·비박 대결 구도가 형성돼 계파 대리전이 펼쳐지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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