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09 09: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강력 경고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면서 김 위원장이 잃을 것에 대해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내년)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다"면서 "북한은 김정은의 리더십 하에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약속대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사안에 통일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적 방식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ICBM 발사와 핵실험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외교의 성과로 거듭 내세워왔던 것으로, 명시한 적은 없지만 일종의 '레드라인'이나 마찬가지인 영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 경고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으로 불리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전날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시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전략적 지위 변화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볼 때 ICBM이나 위성발사용 우주발사체(SLV)를 위한 신형 엔진시험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대북 발언을 할 때 거의 빠짐없이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해왔지만 이날 트윗엔 빠져있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사안을 엄중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직설적 화법 대신 '김 위원장이 원치 않는다'는 식의 우회적 표현을 통해 여지를 열어두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의 추가 행보를 막기 위한 경고 및 압박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수위 조절을 통해 협상의 문을 닫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