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2.09 10:18

"국내 은행주 자기주식 소각은 처음…목표주가 상향조정"

KB금융그룹 서울 여의도 본사. (사진제공=KB금융)
KB금융그룹 서울 여의도 본사. (사진제공=KB금융)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KB금융지주가 보유 자사주의 8%를 소각키로 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기다리던 자사주 소각 결정”이라며 “주주친화정책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 발행 주식수의 0.55%이며 소각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주식 수 감소로 2019년말 BPS(주당 순자산가치) 전망치는 9만2692원에서 9만3206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자기주식 소각규모가 작아 보일 수도 있으나 국내 은행주가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 외 주주환원정책 수단이 추가된 셈으로 향후 자기주식 취득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 질 수도 있다”며 “타 은행주의 자기주식 소각도 예상해 볼 수 있는 만큼 은행주 자본관리정책 및 주주가치 제고에 있어 의미가 큰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소각 규모가 아쉬울 수 있으나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과정에서 형성된 시장의 관련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특히 “불과 3년전 KB금융이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할 때만 해도 시장은 환호했으나 이후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정책이라기 보단 주가 방어를 위한 단기 수급 호재 또는 자회사 추가 지분 확보용 등으로 평가절하되면서 그 의미와 효과가 퇴색해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업종 대표주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 시행은 물론 투자심리 환기 및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열어준 이벤트”라고 기대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만큼 소각을 시작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며 “이번 소각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자사주 소각은 은행지주사 중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KB금융 경영진의 적극적인 노력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자사주 매입이 일시적인 수급 영향일 뿐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던 일각의 의구심들이 일거에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4.4%로 타행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금번 자사주 소각이 기말 현금배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들은 KB금융에 대한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KB금융의 적정주가를 기존 5만3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5만7000원에서 6만1500원으로 각각 올렸다. IBK투자금융은 목표주가 6만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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