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2.10 11:36

서울성모병원 김미란 교수, 아시아 최초 성과…수술도중 개복수술 전환도 전혀 없어

김미란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은 10일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가 아시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자궁 근종절제술 1000례를 달성해 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열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수술은 1000명 모두 자궁을 재건해 가임력을 보존했다는 점에서 로봇수술이 자궁근종 치료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가 자궁근종 수술에 로봇을 도입한 것은 2009년 4월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지난 11월25일 10년만에 1000명째 자궁근종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들에게서 떼어낸 근종은 무려 4493개에 이른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수술환자 모두 가임력을 보존했고, 수술도중 개복수술로 전환한 경우가 1건도 없다는 점이다. 병원측은 “그만큼 수술이 정교하고, 완벽했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혈관평활근종이라는 희귀한 자궁근종 환자를 처음으로 로봇수술을 시도해 학술지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 환자는 근종제거 후 자연임신으로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이다. 2017년 김 교수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궁근종 유병률은 약 4배 증가했다. 특히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서 크게 늘어 난임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자궁근종 제거 시 근종의 크기, 개수와 위치에 따라 개복수술 또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미혼여성이나 임신을 원하면 가임능력을 보존하기 위해 자궁을 정교하게 재건하기 위한 로봇수술을 택한다.

김 교수가 이처럼 가임력을 잘 보존하는 데는 독보적인 수술기법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수술로 인한 조직의 유착을 최소화해 자궁과 난소기능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는 근종 개수가 많고, 크기와 위치가 복강경으로 수술하기 어려워 개복수술을 해야 하는 사례에서도 로봇수술을 적용해 가임력을 보존한다.

자궁근종 로봇수술 1000례 돌파 기념식.
자궁근종 로봇수술 1000례 돌파 기념식.

김 교수는 2010년부터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환자 맞춤형 자궁근종센터를 개소해 현재까지 센터장을 맡아왔다. 또 지난 2월에는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자궁근종연구회에서 ‘자궁근종’ 전문 학술도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산부인과로봇학회(SKRGS)에서 신임회장으로 취임해 자타가 공인하는 부인과영역의 로봇수술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김 교수는 “저출산 시대에 가임기 여성의 자궁기능을 보존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가치가 뛰어나다”며 “로봇수술을 받고 임신한 여성을 보는 것은 매우 보람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10일 대회의실에서 주요 보직자와 의료진,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최초 로봇을 이용한 자궁근종절제 및 재건술 1000례 돌파 축하 기념행사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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