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2.10 12:33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 교수팀…조직 채취 불가능한 암환자에 희소식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영상진단만으로 암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암 조직을 직접 채취해 조직을 검사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검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관심을 끈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사진)·오승준·채선영 교수팀은 ‘18F-FES'라는 의약품을 이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검사기법으로 유방암 환자의 조직검사를 대체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유방암 환자의 치료방법을 결정하려면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진단해야 한다. 유방암 환자 중 70%를 차지하는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은 호르몬에 의해 암세포가 성장하기 때문에 항호르몬제를 써야 하지만, 음성인 경우 다른 방법으로 치료한다.

지금까지는 이처럼 여성호르몬 수용체 여부를 알기 위해선 조직검사를 필요로 했다. 문제는 여러 부위에 암세포가 전이됐거나 뼈와 같은 부위에선 조직 채취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PET검사용 의약품인 18F-FES(Fluoroestradiol)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생물학적 활성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2013년 1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재발 혹은 전이된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85명을 대상으로 국제암학회 표준검사법인 조직검사와 영상진단법인 18F-FES PET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두 검사방법의 성적이 100% 일치된 것을 확인했다. PET검사에서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으로 진단된 환자는 조직검사에서도 똑같이 양성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유방암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검사법은 최근 임상3상을 마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도 받은 상태다.

문대혁 교수는 "새로운 검사법은 시간도 15분 내외로 짧고, 통증도 없다“며 ”환자들이 조직검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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