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2.11 13:37

저금통에 자주 적금하려면 입출금계좌 적극 활용해야
은행 입장선 금리 부담 적은 예·적금 확보할 수 있어

(자료=카카오뱅크)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카카오뱅크가 26주 적금, 모임통장을 성공시킨 데 이어 '저금통'이라는 초(超)소액 저축상품을 출시했다. 그 배경을 놓고 회사 측은 "소액 저축의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면에는 입출금계좌 평균 잔액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전날 공개한 저금통의 저축이 이날 본격 시작됐다.

카뱅 저금통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정 기준으로 카뱅 입출금계좌에 있는 잔액(1000원 미만)을 저축해주는 상품이다. 한 달에 평일 20일을 가정하고 매일 999원씩 저축한다면 모을 수 있는 금액은 1만9980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5개월가량을 저축해야 최대 한도 10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 카뱅이 이전에 내놓은 수신상품에 비하면 적립한도는 한참 낮은 수준이다.

카뱅 26주 적금은 1000원씩 증액되는 방식을 선택하면 6개월 뒤 35만1000원을 모을 수 있는데, 월 평균 적립액은 5만8500원이다. 해당 적금은 6개월(26주)간 매주 최저 1000원, 최대 1만원씩 증액되는 소액적금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저금통 상품을 통해 입출금계좌 평균 잔액과 체크카드 사용 빈도를 높이려 한다고 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자유적금, 26주 적금, 모임통장 등의 상품으로 수신규모를 착실히 늘려왔지만 출범 초기와 달리 수신금리 경쟁력은 시중은행에 비해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예대율(수신잔액 대비 여신잔액 비중)은 여전히 60%로 고객에게 가는 금리 부담이 큰 탓에 대규모 수신자금이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금리 부담은 낮추면서 수신규모는 유지하기 위해 입출금계좌 이용 활성화를 꾀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카뱅 저금통으로 자주 저축하려면 카뱅 입출금계좌를 적극 활용(체크카드·송금·간편결제)해야 한다. 1000만 미만 잔액을 남겨둬야 적립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타행계좌 잔액을 카뱅계좌로 옮겨둬야 한다.

B은행 관계자는 "보통 은행들은 입출금계좌 평균잔고가 많은 고객에게 등급산정 시 높은 가산점을 배정하는데, 예·적금 잔액보다 금리 수준이 훨씬 낮기 때문"이라며 "물론 저금통 상품이 활성화돼야 비용 절감 효과를 함께 누리겠지만 성공한다면 카뱅의 영리한 영업은 먹혀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뱅은 현재 1000원 미만 계좌 잔액만 저금통으로 보내는 '규칙'만 세워뒀지만 추후 상품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규칙을 추가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체크카드 사용 시에도 잔액이 저금통에 적립되게 하는 방식 등로 거론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