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2.11 16:54

"내년에도 고강도 벼랑 끝 전술 계속 쓰면 문 정부로서 참 어려울 것"

9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출처= EBS 질문 있는 특강쇼 방송캡쳐)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출처= EBS 질문 있는 특강쇼 방송캡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에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1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으로서는 북미 간 결사항전의 문제이기 때문에 ICBM을 쏠 가능성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이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했던 사항을 번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및 ICBM 발사 중지를 결정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사정변경의 원칙을 들면서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약속을 더는 지킬 수 없게 됐다는 명분을 걸어서 ICBM을 쏠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 "핵실험은 추가적으로 할 필요가 없는 단계까지 온 거로 본다"며 "ICBM도 2017년 11월 29일 1만3000km까지 시험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거리를 늘리거나 다탄두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면 끝"이라며 "우주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해서 사실상 ICBM 기술의 고도화를 과시하면서 그걸 다음번 협상 카드로 쓰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이 미국과 '결사항전', '벼랑 끝 전술'로 대치한다면 남북관계의 돌파구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 "북한이 핵 활동과 ICBM 개발을 계속하는 등 실험을 심심찮게 하면서 미국이 다급해서 협상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고강도 벼랑 끝 전술을 내년에도 계속 쓰면 문재인 정부로서는 참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 주도로 북한 비확산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리지만, 사실상 미국이 현재 대북 대응카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미국이 아무런 대응카드가 없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를 소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보리가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 그 이상으로 뭘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금강산 개별관광에 대해 "우리 국민이 북쪽에 체류하는 동안 신변 안전을 보장한다는 초청장이 와야만 방북을 승인할 수 있다"며 "지금 금강산 시설을 뜯어가라는 마당에 그걸 (초청장을)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 "북핵 문제 해법 마련과 관련 한·중·일 정상회담에 기대 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날 북한이 꼭 사고를 친다"며 '미국독립기념일'을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7월 4일 ICBM급 화성-14를 발사하고 이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기념일 선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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