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12 11:47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미측의 '감축 카드' 사용 우려 해소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전몰장병 추모식에서 한국과 미국 장병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NDAA) 법안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이날 7380억달러(약 880조원) 규모의 '2020회계연도 NDAA'를 찬성 377표 대 반대 48표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가며, 상원은 다음주 말께 표결을 할 예정이다. 상원 가결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안은 효력을 갖게 된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법안이 통과되면 "즉각 서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NDAA에서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200억 달러 증액됐다. 공군 휘하에 우주군을 창설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최우선시하는 과제다.

아울러 병사 급여를 3.1% 인상하고, 연방정부 직원의 12주 유급휴가를 의무화해 이들이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법안은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8500명 선에서 유지하도록 명문화했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라고 압박하면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협상의 지렛대로 동원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다소 해소됐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이 미국 안보에 이익이라고 국방부 장관이 인정하거나, 미 동맹국의 안보를 크게 훼손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적절한 논의가 이뤄졌다면 감축이 가능하다는 단서도 붙었다.

이 법안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안도 명시했다.

의회는 법안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한반도 주둔 미군 및 역내 미 동맹들에 대한 북한의 재래식 위협 대응에 있어서 외교와 경제 제재, 믿을 만한 억지력이 필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미국이 동맹국들과의 공조로 믿을 만한 방어 및 억지 태세를 통해 북한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하원에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에 국방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내용 등이 누락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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