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정은 기자
  • 입력 2019.12.12 17:21

[뉴스웍스=이정은 기자] 제2금융권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차별, 인권 침해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무금융노조가 지난 7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공공금융기관·저축은행·캐피탈·증권사·보험사·여수신(카드) 등 제2금융권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노동자 340명·노조 간부 87명의 응답을 토대로 '제2금융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제작한 결과 응답자의 66.7%가 "처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 공공금융기관 자회사 노조 간부는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정규직들 책상, 의자, 책장은 다 바꿔주는데 자회사 직원들은 의자 다리가 나가서 기대 앉지를 못해도 몇 개월째 바꿔주지 않는다"라며 "명절에도 누구는 갈비세트, 누구는 1만원도 안 되는 샴푸세트 주는 식(으로 차별한다)"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행태를 두고 그는 "조선시대 양반과 상놈, 노비의 신분체계"같다고 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화장실에 가는 시간까지 통제받는 등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 현상까지 침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제2금융권 콜센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3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상담원을 감시하는 모니터가 관리자 자리에 달려있는데, 상담원이 자리를 비운 지 5분이 지나면 빨간색으로 변한다"라며 "전에는 생리 때여서 화장실에 10분 넘게 있었더니 팀장이 화장실로 '뭐하고 있냐'라며 찾아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로는 집 화장실에 앉아있을 때도 불안하다"라며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음을 전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제2금융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공간을 확보하고, 화장실을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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