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2.13 14:39

대한당뇨병학회, 싱가포르발 '발암 당뇨약' 사태에 의견 제시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불거진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약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발암 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됐다는 싱가포르발 유해성 논란에 전문가 집단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13일 발표한 의견서에서 학회가 제사한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가 이번 상황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견서에서 학회는 “싱가포르에서 문제가 된 회사의 원료가 우리나라에 수입됐는지 공식적인 발표도 없다”며 “제약사의 자율점검을 지켜보는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회는 “미국, 유럽, 일본은 관계기관이 직접 조사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선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리스트를 실시간 홈페이지에 공지한다”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직접 조사를 통해 국민의 우려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환자를 상대로 당뇨약을 자의적으로 중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의사들에게는 환자들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도록 복약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번 싱가포르 당국의 발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실제 46개 메트포르민 품목 중 3개 품목에서만 기준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 3개 품목은 지난해부터 처방된 약물로, 과거부터 사용하던 약물에선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

학회는 NDMA의 발암성에 대해서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NDMA가 약물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공기, 물, 화장품을 통해서도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NDMA는 장기간 고용량을 섭취했을 때 발암가능성이 나타난다. 약물에 사용되는 하루 허용량 96ng은 70년간 노출될 때 10만명 중 1명에서 나타나는 발암 위험정도라는 것이 학회의 주장이다. 결국 발암가능성 때문에 약을 끊어 고혈당을 방치하는 ‘교각살우’ 같은 행위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메트포르민이 함유된 당뇨약은 640개 품목에 이른다. 관련 약은 당뇨병 환자의 약 80%인 240만명이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대체약물도 마땅치 않다.

당뇨병학회는 “이 문제를 메트포르민 전체 품목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정확한 조사가 나올 때까지 환자들은 평소 복약지도를 잘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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