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2.16 05:05

민주당, 정치 신인에게 20% 가산점…한국당은 만 44세 이하 혜택
새로운보수당, '청년 주도 정당' 내세워 …정의당 "청년 비례할당 20% 도입 실현"

29일 국회의원회관 306호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민생정책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패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전현건기자)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 306호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민생정책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패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전현건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그간 2030 표심은 대체로 진보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몰고 온 '촛불혁명'에 이어 조국 사태까지 경험하면서 정치적 시각이 보다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도 공정성 결여에 대한 비판의식이 예리해졌다. 더불어 기성세대의 전유물과 같은 정치권 행태와 여전히 정치에 종속된듯한 정부 정책에 대해 분노와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각 정당도 돌아선 공정성 확립에 대한 프레임을 선점하고 2030의 민심을 잡기 위해 2030세대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 의원 비중 확대를 떠들고 있다. 과거 상징적으로 1~2명의 얼굴만 내세웠던 관행과 달리 청년 정치인들을 적극 등용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단순히 총선 후보의 '물갈이 폭'이 크다고 해서 총선 승리로 귀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청년을 위한 참신하고 현실적인 공약을 개발하고 원내에서 실천에 옮길 역량을 갖춘 청년 인재를 발탁했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질 향상'까지 성공적으로 이룬 정당이 총선에서 웃게 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 의원 정원 총 299명 중에 2030세대는 단 세 명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은혜 의원·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심지어 이들은 모두 30대다. 전체 의원 수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 의원(오른쪽)과 3선 백재현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전현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 의원(오른쪽)과 3선 백재현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전현건 기자)

최연소 의원인 정 의원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사태로 청년들에게 직격탄을 맞은 뒤 공정과 관련한 발 빠른 대응으로 청년들의 민심을 되돌려 놓을 청년 인재 영입을 내놓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용퇴 인사들이 나오면서 물갈이 경쟁에 막을 올렸다. 초선 표창원·이철희 의원을 비롯해 중진 의원인 원혜영·백재현 의원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의 필요성을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현역 의원의 교체 물갈이 폭 역시 새롭게 마련된 공천룰을 통해 한몫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4일 민주당은 당내 경선에 참여한 적 없는 정치 신인들에게는 20%를, 여성과 청년·장애인에게는 최대 25%의 가산점을 주기로 발표했다.
 
또 당 자체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 의원은 20%를 감점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같은 룰 대로라면 만약 같은 지역구에서 20%의 가점을 받는 신인과 20%의 감점을 받는 현역이 부딪칠 경우 그 현역이 공천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사진 왼쪽)과 전희경 총선기획단 대변인(사진 가운데) 이 지난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천 기준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전현건 기자)

꼰대당이라 낙인 찍힌 자유한국당 역시 청년 표에 대한 고민이 역력히 드러난 경선룰을 발표하며 국면 전환을 모색 중이다.

한국당은 지난 12일 만 34세 이하의 정치 신인인 청년에게 50%의 공천 가산점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나이는 내년 총선을 기준으로 ▲만 34세까지 신인 50%, 비신인 40% ▲만 35~39세 신인 40%, 비신인 30% ▲만 40~44세 신인 30%, 비신인 20% 가산점이 주어진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20%였던 가산점을 대폭 상향한 조치다

예를 들어 선거 1등이 40%, 2등이 28%를 득표했을 경우, 2등 후보가 만 34세 이하의 정치신인이라면 본인 득표율인 28%의 50%인 14%를 추가로 얻는다. 그럴 경우 1등은 만 34세의 정치인이 될 수 있다. 

한국당은 당헌 당규상 만 45살 미만으로 되어 있는 청년층을 위해 만 44세 이하는 청년 가산점을 적용받게 했다. 여성과 탈북자 및 장애인에게 주어지던 가산점도 30%로 상향 조정했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 "우리 당이 지금도 꼰대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한다는 청년들의 지적이 있다"며 "당이 젊어지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려면 부득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변화와 혁신 하태경(가운데) 창당준비위원장과 이준석(왼쪽 두 번째)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젊은정당비전위원회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변화와 혁신 하태경(가운데) 창당준비위원장과 이준석(왼쪽 두 번째)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젊은정당비전위원회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최근 창당명을 발표한 '새로운보수당'(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은 청년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정당이라는 이념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2일 하태경 변혁 창당준비위원장 신당에 대해 "청년이 이끄는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젊은정당비전위원회를 출범하고 85년생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창당 이후 꾸려질 총선기획단도 청년들을 전면으로 배치해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정의당은 지난 4일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내년 총선 비례대표 후보 선출로 청년 할당 20% 및 청년 전략명부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심상정 대표는 "진보정당 역사상 최초로 시도하는 개방 경선제와 청년 비례할당 20% 도입을 실현하는 세부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징치권 전문가들은 거대 정당들이 2030세대가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2030 인재를 영입했다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이들이 영입된 뒤 소신을 펼치면 유권자들이 보상해줄 수 있는 구조까지 완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이 영입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2030 인재가 정치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며 "자신이 활동할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판을 정당이 깔아준다면 인재는 자연히 찾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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