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2.18 17:16

"중·러 대북 제재 결의안 제출은 北 도발 억제하기 위한 대응"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연말시한을 앞두고 대미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했지만 실제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고강도 도발은 힘들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다.

18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통일부 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24일 한·일·중 정상회담 전후 또는 연말에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말 한·일·중 정상이 모여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중국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이상의 발사를 통해 새로운 길 초반부터 수위를 높이면 향후 선택지가 좁아지고 미국의 대응도 강경으로 좁아진다"며 “중국, 러시아와 연대, 미국과의 극적 타결 여지를 남겨두는 차원에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길의 의지와 결기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연말 시한과 올바른 셈법에 대한 미국의 무응답에 김 위원장의 체면을 살리는 선언적 대화 중단으로 응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갑식 통일정책연구실장도 "북한의 크리스마스 전후 도발은 힘들 것"이라며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했으니 작은 선물은 아닐 테고 큰 도발일 텐데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7기 5차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이어 필요할 때 특정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며 "북한의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은 당시 상황 속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야지 꼭 크리스마스를 집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사진출처=YTN 뉴스 캡처)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것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통일연구원 현승수 연구위원은 "중국·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완화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연말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일 수도 있다"며 "앞으로 미국이 해결하지 못한 북핵 문제를 중·러가 동북아의 주요 행위자로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사 표시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 연구위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때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과 6자회담 틀 복원 문제를 언급했다"며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미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다자 틀을 활용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다는 의지가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러간 전방위적 결속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 북한연구실장도 "연말을 관리하겠다는 중·러의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며 "북한 문제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중·러의 불편함이 깔려 있는 것으로, 중·러가 전략적 제휴속에 북한이 갈 수 있는 길에 어느정도 뒷배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17년 중·러가 제시했던 평화 로드맵을 보면 비핵화가 마지막이고, 1·2단계는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군사훈련 중단)을 포함한 신뢰 구축 조치와 다자협상이었다"며 "중·러의 기본 입장은 신뢰를 쌓기 위해 서로 불편한 점을 제거하고 다자적 협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북한에 회동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응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추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서보혁 평화연구실장은 "북한에서 회동 제안에 대한 답을 안했다고 하는데 북미간 협상 하에서는 공개하지 어렵지 않나"라며 "뉴욕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있을 지도 모르는데 저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전했다.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대북 적대시 정책이나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등이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이야기를 보고 판문점에 북한이 나올 것이라는 건 무리한 기대"라며 "오히려 북한은 시간을 두고 연말까지 기다렸다가 미국에서 나오는 반응을 종합했을 때 새로운 길을 과시화 하는 과정에서 대미 창구를 여는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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