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2.18 17:30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한의사는 반대 경향 보여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의사의 월급은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또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네의원 의사는 대형병원보다 3배 가까이 외래환자를 많이 봐야할 정도로 근무강도가 높았다. 직장내 괴롭힘 경험은 간호사가 어떤 다른 직군보다 높았고, 이로인해 이직경험율도 의사직군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1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내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1~12월에 시행한 실태조사는 의사·약사·간호사 등 13개 직종 1만82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산사, 보건교육사 등 응답자 100명 미만 7개 직종은 제외) 설문 구성은 크게 보건인력의 활동현황과, 수입 등 일반현황, 근무형태, 근무여건 등 다양한 항목으로 이뤄졌다.

자료에 따르면 직군별 월평균 수입은 의사가 1342만원, 치과의사 1002만원, 한의사 702만원, 약사 555만원으로 상위권을, 한약사 319만원, 방사선사 352만원, 간호사 329만원(신규간호사 276만 원), 보건의료정보관리사 304만원으로 중위권을 보여줬다. 나머지 직군은 이보다 낮아 임상병리사 294만원, 물리치료사 286만원, 치과위생사 247만원, 작업치료사 226만원, 간호조무사 186만원 순이었다. 월평균 수입은 기본급과 함께 고정 및 각종수당,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것이다.  

직종별 월 수입 비교
직종별 월 수입 비교

의사의 경우, 병원 규모와 지방에 따라 수입이 달라졌다. 예컨대 상급종합병원 의사는 월 977만원이었지만 병원급은 1379만원, 의원급은 1510만원으로 월급이 올라갔다. 또 대도시 병원 근무의사는 1310만원을 받지만 농촌지역으로 가면 1404만원으로 급여가 높아졌다. 이는 병원규모가 작을 수록, 또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의사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향은 치과의사도 비슷했지만 한의사는 반대 경향을 보였다. 종합병원급 한의사는 월 706만원, 한방병원은 645만원을 받았지만 동네 한의원에 근무하는 한의사는 427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간호사 역시 상급종합병원(월 369만원)과 의원(277만원)의 차이가 심했다.

주당 근무시간은 대체로 양호했다. 약사가 53.7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나머지는 의사 45.9시간, 간호사 38.6시간, 물리치료사 39.3시간, 작업치료사 36.1시간, 임상병리사 41.0시간, 방사선사 43.0시간, 치과위생사 37.2시간으로 집계됐다. 간호사 등은 의원급을 제외하곤 대부분 3교대를 실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가 40.8시간으로 근무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일간 의료인 1인당 외래환자 수는 의사가 평균 235.2명, 치과의사 98.0명, 한의사 115.5명, 간호사 153.2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의원급 의사의 외래진료 환자 수는 상급종합병원 117명보다 월등히 많은 322명이나 됐다.

직무상 어려움은 직종간의 상이점이 뚜렷했다.

의사·치과의사는 과도한 진료와 진료외 업무를, 그리고 한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임상병리사·치과위생사 등은 소득수준을, 약사는 과중한 업무량, 한약사는 타 직종과의 갈등을 직무상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응답했다.

이직 경험률은 의사 53.6% 치과의사 47.4%, 한의사 55.1%에 비해 간호사(73%)와 물리치료사 (85.9%), 작업치료사(72.3%), 방사선사(69.2%), 치과위생사(75.6%)가 훨씬 았다. 이들의 직 사유로는 수입 수준이 1순위였으며, 그밖에 과중한 업무량, 자기개발,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꼽았다.

이번 설문에는 직장내 괴롭힘 항목도 포함됐다. 의외로 의사(10.2%), 치과의사(7.3%), 약사(6.2%)직군도 일부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응답했지만,간호사(32.5%)와 간호조무사(20.1%)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외에도 물리치료사(13.2%), 작업치료사(16.4%), 임상병리사(19.2%), 방사선사(15.6%), 치과위생사 (17.6%)도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직종별 근무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영역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였다. 이들 직종에선 직업만족도에 대한 조건으로 자긍심을 꼽았고, 약사·한약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 직종에선 조직 내 인간관계를,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치과위생사는 근무형태, 간호사는 고용안정을 주요 항목으로 꼽았다.

보건복지부 손호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이번 조사는 보건의료인력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3년마다 실시되는 조사는 보건의료종합계획 등 의료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마련할 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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