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12.21 08:00

12.3인치 클러스터, 감성적 즐거움 제공…주변 환경 따라 배경 이미지 자동변경 '재미'
ADAS 센서 측정범위 확대로 반자율주행시 끼어들기 차량에 대한 유연한 대처 가능
주행성능 개선, 정숙성도 향상…디자인이 제공하는 '패스트백 주행감' 상상하면 아쉬움

3세대 K5는 사전계약 1만6000대로 기록을 세우며 고객들의 관심을 보여줬다.(사진=손진석 기자)
3세대 K5는 사전계약 1만6000대로 기록을 세우며 고객들의 관심을 보여줬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기아자동차의 3세대 K5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차체와 강렬한 디자인, 첨단 안전 및 편의장치들로 무장한 K5는 SUV에 몰려있던 고객층의 주목을 받으며 사전계약 1만6000대의 기록을 세우며 연말 세단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3세대 K5와 동급인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외관 디자인은 약간의 해석을 위해 생각할 시간을 요구한다. 하지만 K5의 디자인은 직관적이고 알기 쉽다. 또한 혁신적이지만 매력적이다.

기아차는 지난 12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 호텔에서 파주 헤이리마을까지 왕복 약 160㎞를 K5 가솔린 1.6 터보 모델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시승에서 2.0 엔진이 아닌 1.6 터보 가솔린 엔진 모델을 시승차로 내세워 주요 목표 고객층인 2030세대를 위한 차라고 강조하는 듯 했다.

3세대 K5가 시승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3세대 K5가 시승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멋져

3세대 K5는 기아차의 차세대 디자인 방향성과 과감한 디자인 요소를 적극 적용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끌리는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외관 디자인에서 보여준다.

먼저 정면에서 바라보면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이 기존보다 가로 너비가 확장돼 이전보다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헤드라이트, 심장박동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주간주행등, 보닛이 어우러지며 강렬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측면부 디자인은 길어진 휠베이스와 낮아진 전고로 인해 좀 더 스포티한 느낌과 패스트백 스타일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후면의 리어콤비램프는 좌우가 리어 윙 형상으로 연결돼 안정적이면서 스포티한 이미지를 준다.

3세대 K5는 2850㎜의 동급 최대 수준 휠베이스와 기존 대비 50㎜ 늘어난 4905㎜ 전장으로 뒷좌석까지도 넉넉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된 입체적인 디자인의 디스플레이 조작계와 터치 타입 방식이 적용된 공조제어장치,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 등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3세대 K5 실내와 플로어 콘솔의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3세대 K5 실내와 플로어 콘솔의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확실히 3세대 K5는 왜 ‘디자인 기아’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의 적절한 방향성을 담고 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하다. 

◆ 최신 ADAS·음성인식 등 첨단 신기술도 눈길

3세대 K5에서 가장 맘에 드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음성 인식 차량 제어다. 기존에는 입력되어 있는 정확한 단어에만 반응했고, 주변 소음이 심하면 인식률이 떨어졌다. 그러나 K5는 “에어컨 켜줘”, “앞좌석 창문 열어줘”와 같이 말해도 되고 “시원하게 해줘”, “따뜻하게 해줘”와 같이 대화하듯 말해도 운전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작동을 한다.

다만 공조 기능과 창문, 스티어링 휠 열선, 시트 열선 및 통풍, 뒷유리 열선 등에 대한 제어만 할 수 있어 아쉬움은 남는다.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번에 적용한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는 드라이브 모드, 맑음, 흐림, 비, 눈의 날씨와 시간 등의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배경 이미지가 자동으로 변경되어 운전 시 감성적 즐거움을 주는 기술이다. 시승하는 동안 마치 스마트폰을 보는듯해서 기존 계기판과 다른 색다름에 낯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는 운전하는 동안 감성적 즐거움을 주는 기술이다. (사진=손진석 기자)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는 운전하는 동안 감성적 즐거움을 주는 기술이다. (사진=손진석 기자)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는 무선조정 RC카처럼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을 전·후진 이동시켜 좁은 주차 공간으로 승·하차 등 힘든 상황에서 편리한 기능이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좀 더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장점이다. 앞유리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방 차선을 인식해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자동 제어함으로써 차량이 차선과 차로 중앙을 벗어나지 않게 돕는 기능인 차로 유지 보조(LFA)과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의 센서 범위 즉 카메라의 화각이 기존 60~80도 범위에서 100도로 넓어졌다. 넓어진 화각으로 인해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은 반자율주행 설정 시 자동으로 현재 주행 중인 도로의 제한속도를 인식해 설정이 된다. 기존에는 별도로 속도를 설정해야 했지만 K5는 운전 중 도로별 제한속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특히 내비게이션으로부터 안전구간, 곡선로 등의 정보를 받아 해당 구간에서 자동으로 감속하는 점도 매우 칭찬할만한 대목이다.

무선조정 RC카처럼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을 전·후진 이동시켜 좁은 주차 공간으로 승·하차 등 힘든 상황에서 편리한 기능인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무선조정 RC카처럼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을 전·후진 이동시켜 좁은 주차 공간으로 승·하차 등 힘든 상황에서 편리한 기능인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 엔진은 ‘양호’, 주행성능도 만족할만 

3세대 K5는 길고 낮아진 차체로 인해 이전 세대보다는 주행감에서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주행감각을 전달하는 감성이 좋아졌고, 핸들링과 가속·추월에 대한 반응도 매우 뛰어나 주행성능은 만족할 만 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진하게 묻어나는 외형의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인해 스포츠카와 같은 다이나믹한 주행감을 기대하게 된다. 실제로 운전해보면 주행성능이 나쁘지는 않은데 기대와는 달리 세단의 주행특성이 강해 2% 부족함을 느꼈다.

시승 중 직진 주행은 매우 좋다. 다음으로 좌우 연속으로 이동하는 슬라럼 테스트를 통해 핸들링과 차체의 제어 상태를 체크해 봤다. 연속된 움직임에 버텨주어야할 서스펜션이 의외로 일정한 순간에 물렁한 차에서 볼 수 있는 롤링현상을 보여 잠시 고민하게 만들었다.

속도의 변화를 주어 진행한 슬라럼 테스트에서 일정 속도 이상일 경우에 이러한 롤링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때 안전과 승차감을 위한 프로그램 영향으로 판단된다. 또 차체에 스티어가 생기는 듯한 움직임도 보여주었지만 이것도 승차감을 위한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였다. 차후 기회가 되면 이 부분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해 볼 예정이다.

신차에서는 노멀, 스포트, 에코, 커스텀 모드가 있다. 그러나 스마트 모드만 사용해도 충분했다. 그 외에는 모드는 의미가 없어 보였다. 왜냐면 각각의 모드에 대한 주행감성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스포트 모드에서 엔진음과 가속감이 조금 차이가 발생할 정도다.

기존에는 입력되어 있는 정확한 단어에만 반응했고, 주변 소음이 심하면 인식율이 떨졌던 음성인식 제어가 자연어 입력과 대화하듯 명령핻 정확하게 명력을 실행한다. (사진=손진석 기자)
기존에는 입력되어 있는 정확한 단어에만 반응했고, 주변 소음이 심하면 인식율이 떨졌던 음성인식 제어가 자연어 입력과 대화하듯 말해도 정확하게 명력을 실행한다. (사진=손진석 기자)

K5에는 쉬프트 패들이 적용되어 있는데 다른 차와 달리 쉬프트 패들을 사용하면 오히려 변속시 지연이 되어 달리는 맛을 버리게 된다. 

3세대 K5의 주력 모델로 볼 수 있는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f·m를 발휘하는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여기에 6단 변속기와 비교할 수 없는 매끄럽고 원활한 변속을 보여주는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이번 시승에서 변속기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매우 만족스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CVVD 기술은 주행 조건 별로 밸브의 열리는 시점과 양을 조절해 실린더 내로 유입되는 공기(연료 혼합가스)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밸브 듀레이션 즉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자유롭게 제어해 앳킨슨, 밀러, 오토 사이클을 모두 구현할 수 있어 효율과 성능에 대한 타협점을 찾은 현대차·기아차의 엔진이다. 이 엔진은 훌륭한 출력과 다루기 쉬운 출력 특성, 연료 효율을 가지고 있어 스포츠 세단용 엔진 보다는 일반적인 차량용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보면된다. 

실제로 주행에서 엔진은 초기 가속성과 중속에서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했다. 그러나 고속에서 일정이상 속도가 올라가면 일정시간 더 이상 가속이 되지 않는 구간이 발생하고 약간의 지연 뒤에 가속이 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연구간은 스포트 모드에서는 조금 해소가 되기도 했다.

핸들링은 확실히 패스트백으로 봐도 될 만큼 민첩했고 차체의 움직임도 잘 따라와 줬지만 앞에서 말했듯 반복된 좌우 흔들림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드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외 부분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3세대 K5 1.6 터보 가솔린 모델은 민첨한 핸들링과 차체의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패스트백 디자인에 비해 조금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손진석 기자)
3세대 K5 1.6 터보 가솔린 모델은 민첨한 핸들링과 차체의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패스트백 디자인에 비해 조금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손진석 기자)

마지막으로 신차는 3세대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높은 차폐감을 통한 소음·진동 개선과 앞유리와 운전석·조수석 창문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보강해 소음진동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시승코스에는 도로 노면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소음진동을 개인적으로 테스트하는 구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구간을 통과하고 나서야 지나간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노면소음 대응 능력이 많이 좋아졌고, 풍절음도 창문을 몇 번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면서 체험해본 결과 확실히 조용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아차는 보는 즐거움, 타는 즐거움, 모는 즐거움을 이번 3세대 K5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매우 직관적이고 조금 더 직설적인 화법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화려하고 미래지향적인 혁신과 개성을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다.

3세대 K5는 외관 디자인을 통한 정체성 확립과 젊은층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IT기기로 취급 받아도 될 만큼 다양한 첨단 기술의 탑재는 얼리어답터조차도 탐을 내게 만든다.  여기에 그랜저와도 견줄만한 정숙성을 통한 승차감 향상은 더욱 좋은 평가를 받게 한다. 어떤 차ㅇ든 호불호가 갈리게 되지만 이 차는 주요 고객층인 2030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현재까지 좋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기아차는 소비자들에게 실력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제 수입차에 빼앗겼던 국내 세단시장의 명성을 3세대 K5가 다시 찾아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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