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2.20 10:11

"황창규의 권력 승계 위한 '적폐연대 움직임' 본격화…지배구조위원회와 이사회 의사록 공개하라"

지난 10월 11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황창규 회장 엄정처벌'을 주장하며 KT새노조 산하 KTcs지회의 이재연 지회장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KT새노조)
지난 10월 11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황창규 회장 엄정처벌'을 주장하며 KT새노조 산하 KTcs지회의 이재연 지회장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KT새노조)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차기 KT회장 후보 선출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러 올해 말이면 최종 회장 후보가 정해지게 된 가운데, KT새노조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혁신의 목소리가 사리진 KT 회장 선출, 적폐연대 출현을 경계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KT새노조는 성명서에서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보면, 황창규 경영의 계승에 방점이 주어진 차기 회장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대로라면 이사회가 공언한 '낙하산을 막고 공정한 차기 회장을 선임하겠다'는 명분은 결과적으로 외부 후보를 차단함으로써 황 회장의 적폐경영을 계승할 인물이 회장이 되는 길을 열어 준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KT내부에서는 황창규의 권력 승계를 위한 적폐연대 움직임 본격화되고 있다"며 "황창규 회장과 그의 그늘에서 승승장구했던 임원들로 이루어진 후계자 그룹에 1노조가 가세한 모양새"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최근 1노조는 두 차례 입장문을 통해 황창규 경영의 승계와 연속성을 주장하고 나섰다"며 "1노조는 과거 국정농단 수사 와중의 황창규 회장 연임을 둘러싼 논란 속에도 경영성과 등을 들어 지지 성명을 내며 각종 CEO 리스크를 방관해 왔을 뿐 아니라, 채용비리 등에도 연루된 바 있어 내부에서 아무런 신임도 받지 못한 채 조합원으로부터 각종 소송을 당해 있는 처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황창규 회장 아래서 잘 나가던 임원들이 '경영 연속성'과 '승계 대세론'을 내세우고, 1노조가 이를 지지하면서 적폐세력들이 하나로 뭉치고 있는데 이는 향후 누가 회장이 되든 KT 경영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이들은 "회장 후보 심사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며 "어제(19일) 일부 언론에 의해 지배구조위원회의 최종 후보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의 파행적 개입으로 최종 심사대상 후보가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만일 지배구조위원회 논의와 다르게 회장 후보가 결정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절차 위반"이라며 "이는 정관 및 제 규정에 의거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회장 후보를 뽑겠다던 이사회의 약속이 공염불이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후폭풍이 엄청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KT새노조는 "이번 회장 선임만큼은 KT를 짓누른 불투명성과 CEO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 절차적 투명성을 지킬 것과 적폐세력과의 확실한 단절을 요구한 바 있고, 이는 곧 국민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본적 요구임을 강조한 바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차기 회장 선임을 보면 이 두 지점 모두에서 국민적 상식에 크게 어긋나게 진행되고 있어 우리로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KT새노조는 "먼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회장 선임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배구조위원회와 이사회 의사록을 KT새노조에게 공개해줄 것을 이사회에 요구한다"며 "이는 KT새노조 구성원들이 모두 주주이므로 지극히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사회가 떳떳하다면 이를 들어줄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내용에 있어서도 이사회가 향후 심사과정에서 기존 경영의 연속성과 계승이 아닌 적폐경영 근절 의지를 중요 기준으로 삼아 회장 선임에 임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특히 26일로 예정된 회장 후보자 인터뷰 과정에서 적폐 경영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그 대안에 대해 심도 깊은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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