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2.21 05:10

"계획 발표·착공 단계에선 '고위험·고수익'…개통되면 집값 추가 상승 가능성"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투시도. (사진제공=현대건설·대우건설)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투시도. (사진제공=현대건설·대우건설)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새 철도 노선이 뚫리면 집값은 세 번 뛴다. 교통시설 확충 계획이 발표됐을 때, 공사에 착수했을 때, 마지막으로 노선이 개통됐을 때가 그 시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철도 교통망의 존재가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통 환경이 개선되면 지역개발이 가속화되고 편의시설도 확충돼 집값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계획이 나오면 이제 우리 지역에도 전철이 들어온다는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착공식이 열리면 준공 시점 윤곽이 잡히는만큼 한번 더 오름세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이런 1,2단계에선 각종 변수로 인해 계획 내용이 수정되거나 준공시기가 예정보다 늦어질 위험성을 갖는다. 이런 약점 때문에 제대로, 신속히 추진될 경우 조기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올려줄 여지가 있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통하게 되면 또 한번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김포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이 개통되면서 해당 노선 인근 아파트값은 크게 올랐다. 김포골드라인은 양촌역(경기 김포시)~김포공항역(서울 강서구)을 잇는 노선으로, 하루 평균 6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20일 기준)에 따르면 운양역(김포 운양동) 도보 8분 거리에 위치한 한강신도시 운양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9월 5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강신도시 운양푸르지오 분양가는 2014년 분양 당시 3.3㎡당 평균 950만원대였다. 또 풍무역(김포 사우동) 인근 김포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는 올해 1월 5억원 수준이던 아파트값이 10월 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특히 수도권은 철도망 구축이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자극한다. 오는 2020년에는 서울·인천·경기에서 4개 신규 노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인근 부동산은 벌써부터 뜨겁다.

가장 먼저 개통하는 노선은 지하철 5호선 하남연장선이다. 하남연장선은 5호선 상일동역과 하남검단산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으로, 1단계(상일동~하남풍산)와 2단계(하남시청~하남검단산)가 각각 4월, 12월에 개통된다.

하남연장선의 최대 수혜지역은 하남 미사강변신도시다. 개통이 임박하면서 새롭게 들어서는 역 주변 아파트값이 꿈틀거린다.

미사역 인근에 위치한 미사강변골든센트로 3층(전용면적 84.88㎡)은 이달 6일 8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3월 같은 면적 8층이 6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1억4000만원이 올랐다. 미사강변푸르지오 14층(전용 84㎡)은 지난달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5층이 올해 4월 7억9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8100만원이 오른 셈이다.

8월에는 인천과 수원역을 잇는 수인선이 전면 개통된다. 수인선을 이용하면 수원에서 안산을 거쳐 시흥, 인천 미추홀구, 송도까지 복선전철로 빠른 시간에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수원역의 경우 수인선 개통 시 1호선, 분당선과 함께 '트리플 역세권'이 될 전망이며 향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도 예정돼 있다.

수인선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는 팔달구 재개발 지구가 꼽히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팔달 6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 지난 13일 첫 번째로 분양 바통을 잡았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월까지만 해도 조합원 입주권에 붙은 프리미엄(P)이 2억원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2억5000만원 이상으로, 3개월 새 5000만원 이상이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 부평구청역까지 운행 중인 지하철 7호선이 부평구 서쪽을 넘어 인천 서구 초입인 석남동까지 연장되는 노선이 10월 개통된다. 석남역은 인천지하철 2호선과 환승이 가능해져 인천서구 시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해당 노선의 최대 수혜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 분양에 나선 루원시티(인천 서구 가정동) 일대다. 루원시티 소재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루원시티 SK리더스뷰에는 프리미엄이 5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현e편한세상하늘채 전용면적 170㎡의 경우 실거래가 올해 1월 4억3900만원에서 이달 5억300만원으로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내년 12월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연장 노선이 개통 예정이다. 송도연장 노선은 기존 종착역인 국제업무지구역에서 연장돼 송도랜드마크시티역까지 운행한다. 신설되는 송도랜드마크시티역 주변에 위치한 e편한세상 송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억19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7월 같은 면적이 4억4000만원에 거래된 데 비해 7900만원이 올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철도교통망 확대와 아파트값 상승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공식과 같다"면서도 "다만 대부분의 철도 사업 계획이 발표되고 개통까지 수년씩 걸리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개통이 되면 호재는 이미 반영됐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개통 이후에 생활여건이 좋아지면서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부류로 나뉜다"며 "노선이 개통되면 실거주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거래가 활발해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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