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2.25 14:45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사진=CBS뉴스 캡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사진=CBS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신이 쿠데타의 희생양이며 배후엔 볼리비아 리튬을 얻으려는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에 망명 중인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퇴진에 대해 "나는 이것이 리튬에 대한 쿠데타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미국)은 볼리비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튬을 보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볼리비아가 미국 대신 러시아, 중국과 리튬 개발 협력을 한 것을 미국 정부가 용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튬은 자동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등에 필수적인 소재다. 그래서 ‘새로운 석유’로 불린다. 볼리비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리튬 매장지로, 전세계 리튬이 30% 가량이 볼리비아에 있다. 

하지만 채굴과 가공 과정이 복잡해 볼리비아는 서방의 기술과 자본에 의존해 왔다. 모랄레스는 서방의 리튬 개발 참여를 허용하되 국영 광산기업 코미볼, 국영 리튬기업 YLB와 합작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기업이 배제되는 기미가 보이자 미국 정부가 배후에서 자신을 축출시켰다는 것이 모랄레스의 주장이다.

14년 가까이 집권했던 좌파 지도자 모랄레스는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 10월 대선에서 부정 의혹이 일며 퇴진 압력이 거세지자 지난달 10일 물러났다. 당시 미주기구(OAS)가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볼리비아 군 수장이 공개적으로 모랄레스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멕시코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망명한 모랄레스는 퇴진 이후 줄곧 자신이 쿠데타로 인해 물러난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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