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손진석 기자] 배출가스가 불량한 경유차 뒤를 따라가면 추종 차량의 실내 공기질이 짧은 순간에 ‘매우 나쁨’으로 바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6일 배출가스 부적합 차량의 후방 주행 시 차량 실내 공기 질 영향성 평가 시험결과를 발표했다.

시험결과, 후방 차량이 외기순환 모드로 운행하는 경우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분간 평균 134.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은 배출가스 부적합차량 중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량의 평균 부적합 수치를 기준으로 실시됐다. 시내주행 조건을 가정한 뒤 뒤차에 유입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를 5분 간 측정했다.

시내주행 조건은 차량간격 10m의 정지 상태 차량 두 대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최대풍량 170㎥/min 팬(fan)의 바람을 앞쪽에서 일으켜 주행 상태를 가정해 진행했다.

실험 결과, 외기순환 모드의 경우 165초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3.3배,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4.1배 상승해 각각 191.7㎍/㎥, 177.3㎍/㎥만큼 증가했다. 반면 내기순환 모드의 경우에는 농도에 변화가 없거나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단 전문가는 “배기가스가 심한 경유 차량이 언덕길을 오르는 등 엔진에 부하가 걸리는 주행을 한다면, 후방 차량은 3분도 안되어 차량 내 공기 질이 대기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하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배기가스가 심한 차량 뒤에서 주행하는 경우에는 내기모드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한편, 2018년 자동차검사 결과에 따르면 검사를 받은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 145만1000대 중 15만6000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부적합율이 10.8%로 나타나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 10대 중 1대 꼴로 운행차량의 배출가스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또, 최근 3년(2015년~2018년)간 서울특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살펴보면, 12월부터 급격히 높아져 3월에는 35㎍/㎥로 가장 높았으며, 12월부터 3월까지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0.3㎍/㎥로, 연 평균 24.5㎍/㎥에 비해 23.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1월 26일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 저감을 위하여 12월부터 3월까지 ‘계절관리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 시기에는 수도권에 등록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내 운행이 불가하며, 이를 어기는 경우 CCTV를 통해 적발하여 해당 차량소유자에게 과태료(10만원)를 부과한다.

다만, 위의 운행제한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2개월간 계도․홍보를 진행 한 후, 2020년 2월 1일부터 단속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서울특별시는 이달 1일부터 환경부의 ‘계절관리제’와 별계로 서울 사대문안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시 과태료 25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의 하나로 배출가스 기준을 초과한 차량은 자신의 건강뿐아니라 도로를 함께 달리는 이웃의 건강도 해질 수 있다”며 “노후차량을 교체하거나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