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2.26 11:56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저소득 자영업자의 고금리 대출 및 저신용자 비중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이자상환부담률이 상승하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어 대출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26일 한국은행법 제96조 제1항에 의거해 작성한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현황 및 건전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정부규제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출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다.

9월말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금액은 51조8000억원(차주수 44만5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 670조6000억원(188만 3000명)의 7.7%(차주수 기준 23.6%)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내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사업 규모가 비교적 큰 부동산 임대업, 제조업, 숙박업은 각각 6.1%, 5.3%, 2.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음식점업, 소매업은 각각 16.0%, 13.2%로 높게 나타났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 규모가 작고 업황부진을 견뎌낼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경기 둔화 시 대출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은 2015~2016년 평균 18.9% 증가해 같은 기간 여타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 11.5%를 웃돌았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2017년 이후에도 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대출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가 이드라인 시행(2018년 3월) 이후에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2019년 9월말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12.1%로 여타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 9.9%을 소폭 상회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금액은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여타 자영업자(4억3000원) 대출액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1억9000만원, 숙박업 1억6000만원, 제조업 1억3000만원, 도매업 1억2000만원, 소매업 1억원, 음식점업 80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9월말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6.8%로 여타자영업자(3.5%)보다 크게 높았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 제조업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각각 8.9%, 8.1%로 높게 나타났다.

저소득자영업자대출 중 고금리대출업권(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대부업) 비중은 12.4%로 여타 자영업자(4.7%)의 2.6배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도매업 비중이 13.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소매업 12.9%, 음식점업 12.3% 등의 순이었다.

잠재적인 부실을 보여주는 연체차주대출비중은 저소득 자영업자가 4.1%로 여타자영업자(2.2%)의 2배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90일 이상 장기연체차주의 대출 비중이 2017년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업종별로는 숙박업(5.5%), 음식점업(5.4%) 등의 비중이 다소 높았다.

9월말 저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이자상환부담률은 23.9%로 여타자영업자(31.9%)에 비해 낮았다. 또 소득 대비 이자상환부담률이 100% 이상인 차주 비중도 3.9%로 여타자영업자(6.5%)에 비해 낮다. 다만 최근 업황 악화에 따라 소득 대비 이자상환부담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지원 등에 힘입어 고금리대출 및 저신용자 비중이 감소하는 등 일부 건전성지표가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타 자영업자에 비해 연체차주 비중이 높고 최근 장기 연체자의 대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라며 “소득 대비 이자상환부담률이 상승하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어 향후 업황부진이 장기화되면 대출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