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2.27 05:00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고전적인 금융은 어둡고 새 시대의 금융은 희망찬 2019년을 보냈다. 국내 성장부진과 초저금리의 장기화로 파생금융상품 판매에 열 올린 몇몇 거대 금융사는 불완전판매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고, 이는 핀테크 업계가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와 오픈뱅킹 출범으로 고전 금융을 위협할 존재로 성장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27일 뉴스웍스는 올해 5대 금융권 뉴스로 금융규제 샌드박드 시행, 코스피 1900선 붕괴, DLF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 토스뱅크 예비인가, 오픈뱅킹 출범을 뽑았다.

1.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혁신금융서비스 77건 발굴

정부는 올해 4월 금융혁신의 실험장 역할을 할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실시했다. 새롭고 혁신적이며 금융서비스 문턱을 낮출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규제특례, 시장안착 등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 신한카드 등 대형 금융사뿐만 아니라 뱅크샐러드, 토스와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이 구상한 서비스도 이 같은 지원이 제공되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출시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시장에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77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선정됐다. 오는 2020년에도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운영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와 핀테크 기업의 연착륙을 위한 사후관리체계를 마련해 질적인 성장도 도모할 계획이다.

2. 미중 무역 싸움에 코스피 1900선 붕괴

2018년 초 2500선에 육박했던 코스피시장은 미중 갈등 속에 올해 1900선을 내주기도 했다. 한국산 중간재 등을 수입해 완성품으로 만드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조치로 떨어진 탓이다.

2010년대 이후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해오던 반도체 업종 역시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해 외국인 자금을 끌어오지 못했다. 북한핵 관련 북미 대화의 진척이 없고 바이오주의 거품설이 대두되면서 코스닥 시장도 600선을 버텨내기 어려웠다.

내년 주식시장은 올해보다 밝을 전망이다. 시장은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등락을 거듭한다는 ‘박스피’ 오명을 벗어내기는 어렵지만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2018년 초반 수준인 2400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 주부에게 “안전한 상품”이라며 원금 100% 잃을 수도 있는 DLF 판매

‘이자장사꾼’이라는 비판을 받던 은행이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파생결합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고객에게 판매한 상품들은 수익성에 비해 높은 위험성를 지녔고 손익률을 결정할 해외금리가 크게 떨어지며 대규모 원금 손실을 냈다. 무엇보다 상품 계약 상당수가 불완전판매로 이뤄졌다는 게 충격을 줬다.

은행들은 예금선호고객을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하거나 주부, 노인 등에게 “DLF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선전해 판매를 성사시켰다. 고객 수익률보다 비이자상품 판매 실적에 더 높은 가점을 배정하며 직원들의 불완전한 일 판매를 자극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상품 수익성과 연결된 해외금리가 바닥을 치며 일부 고객은 원금을 모두 잃기도 했다.

은행의 문제 있는 영업행태를 감시·단속할 의무를 가진 금융감독원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DFL 사태 발생 이전인 2018년 금감원은 해당 상품에 대한 미스터리쇼핑에서 은행 행태의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지적 이상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4. ‘유니콘’ 토스, 재수 끝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획득

올해 하반기를 달군 금융권 핫 이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핀테크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인 토스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획득 소식이다.

토스는 간편송금시장을 대중화시킨 주인공으로 올해 상반기 인가 신청 당시 혁신성은 합격점이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고 탈락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한화투자증권 등 거대 금융회사를 주주사로 확보하고 기존 토스 투자기관의 장기투자를 약속받으면서 자금력 문제를 지우고 하반기 예비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토스는 주주사와 토스뱅크 준비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출범 후 중금리, 중신용자 금융에 집중하기 위해 인력 파견, 은행 노하우 공유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5. 오픈뱅킹 공식 출범...‘진짜’ 디지털 경쟁 촉발

A은행 앱으로 B은행 계좌잔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12월 공식 출범했다. 보유한 여러 은행 계좌, 핀테크 앱 포인트 등을 하나의 앱으로 조회, 이체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기존 400~500원 수준이던 수수료는 40~50원대로 떨어져 고객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수료를 대신 내주던 핀테크 기업의 비용 부담은 줄어들게 됐다. 오히려 은행 계좌를 자사 앱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수수료 수입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은행은 오픈뱅킹 출범을 계기로 예금 고객을 다른 은행에게서 뺏어오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우대금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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