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19.12.27 18:54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한 동사무서에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이 미세먼지 마스크 박스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국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스크 공익 사건'이 확산되며 '공무원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이 구청과 동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하며 27일 시·구의원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공익근무요원 때문에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등장했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자신이 "최근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동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며 "공익근무요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동사무소에 공익근무요원이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일을 안하다"면서 "정말 사사로운 잡일만 시키는 정도인데 이런 잡일 조차 안하려하고 앉아서 에어팟(무선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만 한다"며 공익근무요원 B씨가 근무를 기피하는 등 나태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A씨는 "물건을 봉투에 배분해서 담아달라고 부탁했더니 (공익근무요원의) 표정이 굳었다"며 부탁한 일을 마친 B씨가 "배분한 물건 잘못 배분해서 오류난 것이 있을 거라고 이에 대해 저보고 책임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B씨가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한다고 느껴 B씨에게 지적을 했다며 "이렇게 추운날 다른 군인들은 동원훈련에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는데 자기는 따뜻하게 앉아서 근무기피 하는 것을 보니 열이 더 받는다"고 언급했다.

A씨의 글이 공개되며 공익근무요원을 비난하는 댓글과 글이 이어졌다.

'마스크 공익' 논란은 이야기 속 공익근무요원이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눈치챈 B씨가 반박글을 게시하며 시작됐다. 

공익근무요원 B씨는 자신이 "현역 군인이였는데 일병 5호봉까지 (복무)하다가 군대에서 허리를 다쳐 허리디스크로 동사무소 공익이 됐다"며 "일단 사건의 발단은 구청에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마스크 3만 5000장이 왔고 이것을 30장씩 분류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혼자 2주 동안 계속 일을 했고, 혼자 하기 너무 힘들어 휴가나온 군인 친구를 불러다 겨우 해냈다"며 "일주일 후에 갑자기 (A씨가) 통장별로 마스크 묶은 것을 다시 꺼내 큰 봉투에다 넣으라고 시켰다"고 전했다.

B씨는 "처음부터 봉투를 주고 하라고 하면 일을 두번할 이유가 없는데, 자신의 입장에서는 화가 났다"며 "(작업을) 30% 정도 마치고 A씨에게 '혼자서 3만 5000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이 업무의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다'고 말하니 A씨가 화가난 얼굴로 공익담당자에게 혼내라고 말한 것 같다"고 했다.

B씨는 "숙직실에서 공익 담당자로부터 주의를 받았고, 숙직실 옆 탕비실에 있던 A씨가 다른 공무원과 자신을 험담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전했다. 점심시간 이후 공무원 A씨는 공익근무요원 B씨에게 "일부러 큰소리로 욕했다", "듣고 느끼라고 욕했다", "군대보다 편한거 아니냐 참고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B씨가 공개한 사진을 근거로 공무원 A씨가 근무하는 곳이 인천 연수구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해당 동사무서에 '공무원 갑질' 민원을 제기했다. 비난의 화살이 자신에게 쏟아지자 A씨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사과문의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이 '사과문이 맞냐'는 비난을 또 다시 쏟아내자 A씨는 해당 사과문을 삭제하고 2차 사과문을 게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 일부 네티즌들이 "군대도 안가는 여자가 현역보다 편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여자는 공익도 욕할 자격이 없다", "공익은 남자도 아니다", "여공무원이 뭘 잘못했는지 알려달라", "여자 탓 하지마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젠더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 A씨는 서기보 시보 신분으로 네티즌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 인천시와 연수구 의원이 해당 동사무소에 방문해 실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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