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12.28 05:15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내년부터 새로운 수장이 이끌어
공정위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 내달 1일 시행…설날 앞두고 고민 커져

(표/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백화점의 상품군별 매출 비중. (표/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장기화된 소비 침체와 온·오프라인 업체 간 최저가 경쟁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백화점은 명품 덕분에 선방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11월 실적에 대해, 계절마감 행사를 강화한 해외 유명 브랜드(명품)와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 가정용품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분기가 넘어갈수록 백화점에서 명품의 매출 비중이 점차적으로 상승했다. 상품군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명품의 경우 지난해 대비 약 5% 늘었고, 식품의 경우 설날과 추석 등의 명절 특수가 포함된 1, 3분기를 제외하면 온라인의 강세에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표/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백화점의 전년동월 대비 상품군별 매출증감률 추이. (표/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 2019년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 강세 

산업부가 같은 날 밝힌 백화점의 전년동월 대비 상품군별 매출증감률 추이를 봐도 백화점에서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갈수록 늘어났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2019년 1~11월까지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모두 꾸준히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6월과 8월, 11월에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각각 23.6%, 23.2%, 22.4%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밀레니얼 세대가 유통업계 소비 행태를 온라인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하지만 명품 덕분에 30대와 40대에게 백화점은 건재했다. 

실제로 최근 롯데멤버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0대와 40대는 명품 구매 채널로 백화점을 가장 선호했다. 선호 이유로는 ▲가품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VIP 승급으로 라운지 이용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교환과 반품이 편해서 등의 답변이 주를 이뤘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제공)

◆ 3사 내년부터 새 수장이 총괄 지휘…이들에게 주어진 내년 과제는?

백화점 업계는 사업환경 변화 대응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미래 준비 강화와 성장 전략 추진에 초점을 맞추고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새로운 수장이 나선다.

먼저 황범석 롯데홈쇼핑 전무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으로 선임돼 롯데백화점 총괄에 나서게 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차정호 대표를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차 신임 대표는 삼성물산 출신으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맡아왔다.

현대백화점은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물러나고 19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를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적 쇄신 등으로 실적 성장을 꾀하는 백화점업계이지만, 내년 시작부터 무거운 발걸음이 예상된다.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 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 지침' 개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 지침은 유통업자가 판촉 행사를 할 때 납품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로, 본래 지난 10월 말부터 시행 예정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으로 미뤘다.

백화점은 할인에 따른 비용 부담을 10%만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납품업체와 절반으로 나눠야 한다. 할인을 하면 할수록 백화점은 영업이익을 내기 힘들어 손해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패션 사업에서 성과를 낸 인물을 수장으로 내세운 만큼 비식품 품목 주력,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사업 확장과 수익성 극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특약 매입 등 정부의 규제로 인해 세일 행사에 대한 부담이 커짐에 따라 1월 설날 대목을 앞두고 관련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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